• "어? 창밖으로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봤습니다!! 소원을 빌었습니다. 무슨 소원이냐고요? 비밀입니다. ^^" (지난달 31일 만해마을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 중)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중 한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불심잡기'에 나섰다.

    지난달 31일부터 1박 2일간 강원지역 탐사에 나선 이 전 시장은 강원 인제군 만해마을과 백담사, 양양군 낙산사를 연이어 방문했으며, 오는 6일에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산하 불교연합 발대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전 시장측은 이번 강원탐사의 주제는 '불교와 강원도 챙기기'라며 "앞으로도 종교를 떠나 불교계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만해마을에서 신흥사 회주 오현 큰스님을 비롯한 여러 스님들과 저녁공양을 함께 하는 것으로 강원도 일정을 시작했다. 이 전 시장을 수행한 측근은 "유럽을 다녀왔다고 말한 이 전 시장에게 오현 큰스님은 '물길이 열리면 마음도 열린다'며 한반도 대운하가 건설되면 '사람 마음이 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공양 후 가진 좌담회에서 스님들은 이 전 시장에게 "종교가 달라도 뜻있고 올바른 생명관을 갖고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시장에 대해 "워낙 경제통이니까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정치는 몰라도 경제는 9단 아니냐"며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만해마을에서 숙박하며 자신의 블로그에 이곳을 찾은 감회를 전했다. 이 전 시장은 "여기오니 어릴 적 꿈이 생각난다"며 그 꿈은 '시인'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하이서울 페스티벌'에서 시낭송도 했었다는 이 전 시장은 한용운의 '님의 침묵' 마지막 구절을 소개했다. 또 마침 창밖으로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었다는 이 전 시장은 "무슨 소원이냐구요? 비밀입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다음날인 1일에도 백담사에 오르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 전 시장은 백담사 주지 일문 스님의 인도로 경내를 둘러본 뒤, 아침공양도 함께 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은 낙산사를 찾아 이 곳 주지 정념 스님과도 환담을 나눴다. 이 전 시장은 "1968년부터 1년에 한번씩은 꼭 오던 곳"이라며 "(지난 화재로) 눈에 익은 그 모습이 아니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고, 정녕 스님은 "(나무까지 불에 타 없어져) 동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며 "다 잃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화답했다.

    또 신라시대 때의 원래 낙산사 모습을 찾게 돼 지난 화재가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는 정녕 스님의 말에, 이 전 시장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관동8경의 하나인 천년고찰 낙산사의 원래모습을 찾아 재건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