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무용지물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잘못된 대북정책에 대해 국민 앞에 시인하고 반성해야 한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책 ‘통일은 산사태처럼 온다’ 출판기념회 및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NDI) 개원 10주년 행사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렸다. 박 전 국회의장은 지난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당시 중심에 있었다. 


    94년 핵위기때 YS비서실장을 역임한 박 전 국회의장은 이날 북한 핵실험 후에 대처하는 노 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 전 국회의장은 “이 책은 이 정부에 대해 경고하고 국민에 호소하는 심정으로 썼다”고 출간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국회의장은 “노 정부가 추진한 이른바 대북포용정책은 핵 실험으로 인해 참담하게 무너졌다”며 “북한은 핵보유를 인정받을 때까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것은 몸 속에 암세포를 스스로 만들어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며 “북한이 몸에 지닌 종양의 세포는 숙주와 운명을 같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결국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든 포기하든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 정부는 이러한 급변 사태에 어떤 대비책을 쓰고 있느냐, 북한이 붕괴될 때 강대국과 주변국은 자국의 이익에 따라 개입하려고 할 것”이라며 “노 정부는 이에 대한 아무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노 정부의 현 대북정책이나 외교적 관계로는 이러한 사태에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북핵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노 정부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느냐”며 “한 언론에서는 노 대통령의 안보철학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지만 과연 노 대통령이 바꿔야 할 안보철학을 갖고 있기나 했느냐”고 반문하자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북한의 이른바 ‘벼랑끝 전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 전 국회의장은 “북핵실험은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받기 위한 것으로 이를 이용해 차후 자신들의 생존권을 보장받으려 할 것”이라며 “북핵 보유를 인정하는 회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축사에서 “북핵문제로 국가 안보가 몹시 우려되는 시점에서 이 책을 출간해 시기가 적절했다”며 “통일관과 통일에 대한 우리의 자세, 나아갈 길의 지침이 되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북한 정권은 결국 어느 날 갑자기 산사태처럼 무너지는 날이 올 것”이라며 “우리는 원칙과 철학을 가지고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올 수 있는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 감상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정부의 통일관과 안보관은 너무 안이하다. 이 책이 노 정부에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도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단순한 의구심을 가질게 아니라 이것이 바로 죽음의 길이라는 것을 알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박 의장의 뜻을 따르며 나 역시 나라를 위해 일하고 몸 바치겠다”고 했다.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박 전 국회의장의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형오 원내대표, 이상득 국회부의장, 이재오 최고위원, 박재완 비서실장, 나경원 대변인, 남경필, 이규택, 이강두, 김무성, 허태열, 고흥길, 김용갑, 김정훈 의원과 홍사덕 전 의원 등을 비롯해 각계 인사 4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