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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재보궐선거 전남 해남·진도 승리로 호남 주도권을 잡은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배제한 열린우리당 흔들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6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과 통합에 동의 못한다. 같이 죽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31일 ‘이례적으로’ “노무현다움이 나타난 발언”이라며 “영남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나서겠다고 하니 적극 환영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반면 유 대변인은 열린당과는 확실히 각을 세웠다. 그는 열린당 내 노 대통령을 배제한 재창당 움직임을 “정치적으로 비겁한 행위”라고 규정하며 “노무현가(家)에서 살림 잘하고 있다가 쌀독이 바닥나니까 새로 시집을 가겠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과 열린당을 분리 대응해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유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이 노사모 모임에서 ‘영남 지역주의 타파에 올인하겠다’고 하고 또 다른 자리에서는 친노 직계 의원에게 ‘그렇게도 살고 싶으냐. 나랑 함께 죽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노 대통령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서겠다는 요지로 본다. 오랜만에 노무현다움이 나타난 발언이다”고 말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 언론담당 특보였던 유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원래 이런 것으로 대통령이 됐다.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영남 지역주의 타파에 나서겠다니까 적극 환영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유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지역구도 타파를 명분으로 호남을 둘로 갈라놓았다. 반면 영남의 지역주의에는 영합을 해 왔다”며 “좋은 예가 대연정 제안, 대북송금 특검이다. 또 여러 인사에서 그런 것들을 노골화 했다”고 말해 노 대통령에 대한 ‘칭찬’보다는 열린당과의 ‘분리’를 염두에 둔 발언임을 내비쳤다.
그는 “문제는 분당에 앞장섰던 열린당 내 핵심 세력들이 나 혼자 살겠다고 배에서 뛰어내리려는 현상”이라며 “이것은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비겁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열린당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의원을 겨냥, “당 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내고 노 대통령 밑에서 장관까지 한 창당 주역들은 창당 초심에 털끝만큼이라도 진정성이 있다면 노 대통령과의 의리를 지켜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배신감은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