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이 ‘여전사’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6·25 사변에 버금가는 한반도 안보위기를 불러온 북한 핵실험 강행에 대한 정부 대책을 묻는 10일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 질문에서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주어진 10여분의 질문시간 동안 특유의 공격적인 어투로 노무현 정권 국무위원들을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

    우선 참여정부 행정부 수반 한명숙 국무총리를 단상에 세운 전 최고위원은 한 총리의 외국 언론사 인터뷰 자료까지 준비해 와 “지난 8월에는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도 불구하고 경제지원을 고수하겠다고 하더니 지금은 대북정책의 전면적 변화를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왜 이렇게 바뀌었느냐. 소신이 바뀐 것이냐”고 ‘무소신’을 지적했다. 또 “북한에 6년동안 퍼주기해 얻은 것이 무엇이냐. 퍼주기 결과가 핵실험 아니냐”며 “남북 경협도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았다. 여기 들어간 돈이 핵실험에 쓰이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겠느냐”고 따졌다. 

    정부의 구체적인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한 총리가 군사적 제재를 제외한 유엔헌장 7장 원용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전 최고위원은 “‘유엔헌장 7장 42조’다. 7장에는 군사적 제재를 말하는 42조가 포함된 것 아니냐. 그런 것도 헷갈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전 최고위원의 다음 타깃은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었다. 이 장관을 단상으로 불러 세운 전 최고위원은 “(아무 대책도 없이) 김정일의 정치적 결단만 기다렸던 것 아니냐”며 “(북한 핵실험의) 가장 큰 책임자는 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 노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한 총리와 이 장관을 향해 날을 세웠던 전 최고위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자는 노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내가 다른 데는 덜렁덜렁 하지만 북핵 문제는 세세하게 한다. 통박을 굴린다’고 했다. 인용하기도 부끄럽다”며 “노 정권 대북정책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내각총사퇴하고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문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는 전 최고위원에게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비난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잘했다”는 칭찬이 한꺼번에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