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조찬회동 뒤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당 지도부의 목소리는 강경 일변도였다. 노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온 강재섭 김형오 두 대표는 참석한 지도부에 "대통령과 인식차가 너무 크다"는 점을 확인시킨 뒤 더욱 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두 대표의 발언을 들은 지도부 역시 노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했고 향후 당이 더욱 강경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맞췄다. 이재오 최고위원을 비롯해 전여옥 정형근 최고위원, 전재희 정책위의장 황우여 사무총장까지 마이크를 잡은 의원들은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그러나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던 회의 분위기는 권영세 최고위원이 마이크를 잡는 순간 흐트러졌다. 회의 막바지에 마이크를 잡은 권 최고위원은 처음에는 강경한 회의분위기와 발걸음을 맞췄다. 그는 "어제 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동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긴장감을 전혀 찾을 수 없어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조찬회동에서도 노 대통령이 현 상황을 '장기적이고 지속적'이라고 표현한 말을 듣고 보니 안이하게 상황을 인식한 것 같더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권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강경한 태도에도 제동을 걸었다. 그는 "내각 총사퇴 요구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초래한 내각에 언젠가는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지금같은 위기상황에서 책임자 모두를 바꾸라고 하는 것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반기를 들었다.

    그는 규탄대회 개최 등 당의 장외투쟁 움직임에도 반대하고 나섰다. 권 최고위원은 "북한 규탄이든 정부 규탄이든 당장은 장외집회가 적절하지 않다"며 "한나라당으로서도 이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고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권 최고위원의 발언에 순탄하게 진행되던 회의는 잠시 어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