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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일 오후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의원총회 회의장에 들어서자 의원들의 발걸음은 박 전 대표에게 향했다.
각자 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던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모습을 나타내자 다가가서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열흘 간 독일방문을 방문하고 해외에서 '대권 출사표'까지 던지며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선 박 전 대표 역시 소속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의원들이 박 전 대표에게 던진 안부인사의 가장 큰 화두는 박 전 대표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 개소식 취소. 박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사무실의 개소식을 계획했었다. 이전부터 계획된 일정이라고 하지만 공식 대권출마선언으로 본격화된 대권레이스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높다. 특히 박 전 대표 측에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대권힘겨루기가 점차 가열되는 상황에서 이번 행사로 '당내 영향력 과시'를 기대했을 법도 하다.
그러나 하루 전인 9일밤 박 전 대표는 개소식을 전격 취소했다. 이유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 때문. 박 전 대표의 공보특보를 맡은 이정현 전 수석부대변인은 "북한 핵실험으로 국가에 중대한 사태가 발생한 시점에서 이런 행사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행사 일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장에서 박 전 대표를 찾은 의원들은 모두 사무실 개소식 취소여부를 물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언제 다시 하세요" "왜 취소 하셨어요"등의 질문이 이어졌고 박 전 대표는 "북핵문제로 상황이 이래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소식 없이 그냥 열었어요. 오픈은 했으니까 그냥 놀러 오시면 돼요"라고 덧붙였다. "개소식을 연기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연기는 아니고 취소했어요"라고 답했다.
임인배 서상기 두 의원은 "오늘 가려고 했는데…" "꽃다발도 다 준비해놨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냥 하시지 그랬어요"라고 말하는 의원도 있었고 "가는 도중에 문자를 받고 다시 돌아왔어요"라며 안타까워하는 의원도 있었다. 이런 반응에 박 전 대표 역시 "간단하게 축사도 하려고 했는데…"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계속되는 의원들의 개소식 취소 질문에 박 전 대표는 "그냥 오시면 돼요"라고 답했다.
회의장 문 앞에서 상당시간 소속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앉은 박 전 대표는 주변 의원들과 담소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역시 의원들은 사무실 개소식 취소를 화두로 삼았고 박 전 대표의 독일방문도 언급됐다. 서병수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독일에 갔다오시더니 더 보기 좋습니다"라고 농을 건넸고 이에 박 전 대표는 "독일 물이 좋은가 보져"라고 화답했다. 검은색 바지정장에 흰색 블라우스를 입은 박 전 대표에게 "오늘 의상이 아주 보기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의원도 있었다.
최근 한나라당엔 조기대선과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박근혜-이명박 두 대선주자의 한치 양보없는 팽팽한 대립과 점차 굳건해지는 양강구도에 대한 걱정도 크다. 이런 우려 때문에 이날 오전엔 조기대선과열을 막고 대권주자간 공정경선의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당내 의원모임인 '희망모임'(가칭)까지 발족됐다. 겉으론 '줄서지 말자'고 큰 소리치고 있지만 의원들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앞에선 평소보다 더 허리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