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피습사건은 우리가 지금 어떤 사회에서 살고 있고, 국민에게 진실을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는 언론이 지금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가를 새삼스레 일깨워주는 사건이다. 테러범이 내리 찍은 벽돌에 두께 5㎜의 승용차 특수유리가 움푹 꺼지고 그 충격에 떨어져 나간 유리조각이 차 안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현장은 범인들의 살의를 분명히 느끼게 한다. 테러범들이 서울 외곽이라지만 인적이 끊이지 않는 길목에서, 야밤도 아닌 백주 대낮에, 여든을 바라보는 신문사 경영주 노부부의 생명을 노리는 폭력을 휘두르고 태연히 자취를 감출 수 있는 나라가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테러범들은 가족과 친지 등 극소수만이 알고 있던 추모예배 일정을 비롯해 차랑번호와 이동경로 등을 속속들이 꿰고, 차량이 좁은 길에서 커브를 돌면서 속도가 느려지는 순간을 골라 습격할 만큼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다. 현장에 남아 있는 ‘민족의 적(敵) 조선일보 근조(謹弔)’라는 벽돌과 ‘3m 가까운 담장을 훌쩍 뛰어 넘던 신장 180㎝ 가량의 건장한 남자’라는 목격자 증언만으론 테러범들이 누구인지 어떤 집단에 속하는지를 가릴 길은 없다. 수사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2006년의 대한민국이 60년 전 백주 대낮에 총격과 암살이 되풀이되던 1945년 무렵의 해방정국의 상황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걱정스런 조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안보상황이 급변하고 정권이 점화한 좌·우익 간의 이념갈등이 대결과 충돌의 양상으로 번지면서 수십년간 대한민국의 건설자들의 목숨과 피로 바꾼 사회적 안정이 불과 3년 반 만에 걷잡을 수 없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념갈등과 대결이 초래한 사회 불안이 증폭되는 과정에서 정권이 특정 언론에 대한 법적·제도적 직접 억압과 일부 외곽단체를 동원한 선전·선동적 간접 공격을 가중시켜 감에 따라 공격의 표적이 비판 언론으로 압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대한민국이 지난 60년에 걸쳐 쌓아 온 번영과 그 번영 위에서 구축한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번영과 민주주의에 대한 이런 공격에 굳건히 맞서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는 이 같은 언론을 향한 테러가 노리는 단 하나의 목적, 언론을 침묵시키려는 모든 시도를 분쇄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번영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우리 몸을 던질 각오다. 그것만이 이번 사태를 맞아 걱정과 염려, 위로과 성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과 독자분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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