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과 뉴라이트가 점차 보폭을 맞추고 있다. '정권교체'란 동일한 지향목표를 갖고 있는 양측 모두 '지금이 본격적으로 연대를 할 시기'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한 모양새다. 이는 최근 정치권이 빠르게 대선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연일 정치권을 강타하고 여야 각 정당의 새판짜기 움직임은 양측 연대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시키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한나라당은 뉴라이트와 자주 접촉하고 있다. 당은 물론 박근혜·이명박·손학규 등 차기 대선주자들도 적극적으로 뉴라이트를 만나고 있다.

    뉴라이트 진영 역시 세확장은 물론 영역도 점차 넓혀가고 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경우 지난 22일엔 대구연합을 창립했고 23일엔 뉴라이트신노동연합을 창립했다. 현재 6만여명의 회원도 금년 연말까지 10만명으로 늘려 자체조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1~2월 중엔 뉴라이트 안의 개혁성향의 단체들과 정통보수세력과 합친 뒤 3~4월 중 정치권과 연대를 통해 '정권교체'의 확실한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뉴라이트전국연합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유석춘 교수(연세대 사회학과)가 25일 한나라당내 자강운동기구인 '참정치 운동본부'의 공동본부장에 임명됐다. 당내 NGO기구라고 하지만 '참정치 운동본부'는 당 대표와 지도부는 물론 소속의원 전원을 견제할 수 있는 권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뉴라이트 진영 인사가 한나라당의 당직을 맡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 교수와 전국연합이 '뉴라이트+한나라당 연대'란 정치적 확대해석을 우려해 뉴라이트 전국연합 공동대표직을 버리고 단순한 개인자격으로 이번 공동본부장직을 수락했지만 한나라당내에선 이를 계기로 뉴라이트와의 보다 활발한 접촉과 교류를 기대하는 눈치다.

    강재섭 대표는 '참정치 운동'을 자신이 '가장 하고싶은 정치'라 말할 만큼 많은 애착을 갖고 있다. 강 대표는 이날 유 교수에게 공동본부장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참정치 운동본부는 당내 조직이라기보다는 당 내부와 외부를 잇는 가교로서 시민단체, 종교계, 학계 등 국민 각계의 요구와 기대를 당 운영에 적극 반영하는 창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당내 NGO처럼 국민들이 느끼고 바라는 사항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실천해 주실 것을 부탁하고 참정치운동이 국민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당대표로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뉴라이트와의 연대를 통해 내심 당의 외연확대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라이트 전국연합도 강 대표의 '참정치운동'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는 이날 새정치수요모임의 초청 강연자리에서 "강 대표가 성의가 있더라. 강 대표가 참정치 운동에 정성을 쏟고 있어 유석춘 공동대표가 개인자격으로 참여하는데 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유 교수의 참여를 '한나라당+뉴라이트 연대'라는 해석은 경계했다. 김 목사는 "뉴라이트를 정당정치의 틀안에서 생각해선 안된다"며 "(앞으로)한나라당과 너무 가까워지지 말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한나라당 밖의 다른 세력과 성의있게 교류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연합도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유 교수의 참정치운동본부 공동본부장직 수락에 대해 "개인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뉴라이트전국연합과 한나라당이 연대를 한다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의 시각은 사실과 다르다"며 확대해석을 차단한 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그동안 보여준 것처럼 한나라당과 비판적 협력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정치 운동본부는 한시적인 당내 기구가 아니다. 공동대표직은 버렸지만 유 교수 역시 뉴라이트 전국연합 회원으로서 활동은 지속한다. 한나라당은 앞으로 뉴라이트와 더 잦은 접촉과 교류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며 뉴라이트 역시 내년 3~4월을 목표로 한나라당을 포함한 정치권과 본격적인 연대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양측의 연대움직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공고해질 질 것이란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