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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넓은 의미에서 뉴라이트 동지라는 연대감이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김진홍 상임의장이 20일로 83일째 ‘민심대장정’ 행보를 하는 손 전 지사를 경북 영천 오산자연학교에서 만났다.
지난 16일 한나라당 내 ‘새정치 수요모임’에 소속된 남경필 정병국 의원과 ‘푸른모임’의 임태희 의원,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의 박찬숙 이계경 공성진 의원 등 당내 소장파 의원 20여명이 강원도 홍천에서 손 전 지사의 대장정에 동참했다. 또 홍준표 권영세 박계동 차명진 의원 등도 대장정 동참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렇게 당내에서 '지원 사격'이 줄을 잇는 가운데 이번 뉴라이트와 손 전 지사와의 만남이 대권후보로 향하는 손 전 지사에게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김 의장은 이번 만남을 ‘격려차원’이라며 정치적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우파 진영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은 전국연합 지도부의 이날 방문은 여러가지 해석을 낳으며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이날 행사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김정만 문화체육연합 공동대표, 이동호 조직위원장, 임헌조 사무처장, 박영모 의장 비서 등을 비롯한 지도부 7~9명이 동참했다. 손 전 지사와 김 의장은 70년대 청계천 빈민운동 등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김 의장은 “70년대 청계천 빈민촌에서 일할 때 손 전 지사가 서울대학생 신분으로 나를 찾아와 도와준 인연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서민들의 바닥 체험을 하겠다고 나선 손 전 지사의 행동과 정신에 감동받았다. 쇼맨십이라면 20~30일은 할 수 있어도 100일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과 함께 한나라당 예비 대권주자 ‘빅3’로 꼽히는 손 전 지사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 의장은 “사회 곳곳을 누비며 민심동향을 파악하고 국민들의 고충을 알고자 바닥에서 내공을 쌓는 손 전 지사에 대한 격려차원이지 전국연합이 한나라당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국연합이 이번 회동을 바탕으로 직간접적으로 한나라당의 인적 쇄신에 불을 지피고 대선 길목에서 정계개편의 속도와 판도를 뒤흔드는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은 “정치는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상생하면서 정권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며 “뉴라이트와 노선이 같다고 생각하는 여러 사람 중에 한 사람이 손 전 지사다. 넓은 의미에서 손 전 지사는 뉴라이트 범주에 속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앨빈 토플러가 쓴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라는 책을 손 전 지사에게 선물했다. 이 책은 김 의장이 지난 8월 말 뉴라이트 미국 해외지부 창립대회에 참석하러 미국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손 전 지사에게 주려고 샀다는 후문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 의장은 “손 전 지사가 서민을 생각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진정한 국민복지를 이뤄주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지지율이 좀처럼 상승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손 전 지사는 “이번 대장정은 국민생활과 유리된 정치에서 벗어나, 말로만 서민을 위하는 정치가 아니라 서민 삶에 실제로 뛰어들어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뜻을 대변하는 정치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80일 넘게 대장정을 하면서 국민생활이 전반적으로 어렵고 희망을 발견하지 못해 힘들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대장정을 하면서 정치가 근본으로 돌아가 서민들이 등따습고 배부른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 전 지사는 “뉴라이트 운동은 국민을 편하고 잘살게 하자는 운동”이라며 “나를 격려해 주는 것은 뉴라이트의 뜻과 부합된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국민 삶과 목소리를 대변하는 뉴라이트 운동의 뜻을 이어받아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고 생활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오산자연학교로 소풍 온 경산시 하양읍 무학중학교 학생들에게 톱질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황토 염색 과정에 관심을 보였다. 황토팩을 한 학생들을 보면서 그는 “100일 대장정을 끝내고 나도 황토팩을 하면 얼굴이 하얘질 수 있겠느냐”며 농을 던지기도 했다.
3000평 넓이의 감홍 사과밭으로 자리를 옮긴 손 전 지사와 김 의장은 2시간 가량 잡초제거와 사과수확에 열중했다. 사과밭 주인 조규찬씨(62)는 이들을 지켜보며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미소를 띠었다. 농민 조규보(71)씨가 손 전 지사를 향해 “대통령이 되면 사과꼭지 땄던 지금의 일을 잊어버리는 것 아니냐, 당선되고 나면 임기 중에 한번도 안 오더라”고 말하자 손 전 지사는 “그럴 리가 있겠는가”라고 응대했다. 손 전 지사는 병충해 입은 사과를 골라 따면서 “희망 없는 사과를 따서 제거해야 희망 있는 사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