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19일 사설 '조선시대 왕은 이런 인사 안했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청와대가 18일 장관급인 중소기업특별위원장에 염홍철 전 대전시장을 내정했다. 한나라당 소속 대전시장이었던 염씨는 지난해 4월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올해 5·31 지방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다. 5·31선거 낙선자 이재용씨에게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자리를 돌린 데 이어 또다시 장관급 자리를 낙선자 위로품으로 돌린 것이다.

    청와대는 “염씨가 시장을 하는 동안 중소·벤처기업 육성정책을 직접 집행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발탁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다들 낙선자 위로용 인사라는 걸 아는 마당에 뭐라고 한들 국민이 믿어주겠느냐는 생각에 이제 뭐든 이유만 갖다 붙이는 걸로 때우기로 한 모양이다.

    이 정권은 그동안 인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 그러나 대통령은 왕조시대의 전제 군주가 아니다. 선거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5년 동안 한시적으로 나라를 경영해 달라는 위임을 받았을 뿐이다.

    대통령은 이 나라의 지난 역사를 ‘부끄러운 역사’라고 했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책을 펴들고 과거 조선시대 군주의 인사방식을 살펴볼 일이다. 대통령 인사 방식처럼 선거에 떨어진 코드 맞는 친구들을 내 사람이라고 국가 요직에 앉혔다가는 사간원·사헌부 등 언관들의 등쌀에 아무리 전제 군주라도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문 밖이 시끄러웠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지금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국민 세금으로 월급 주는 공직을 배급 주듯 돌리고 있다. 조선시대보다 몇 백 년 퇴보된 정실 인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회사로 치자면 오너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이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은 나라 경영을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전문경영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마저 저버린 것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이런 식의 인사가 계속되는 건 정권이 남은 1년 반 동안 국민 뜻과 관계없이 내 멋대로 하겠다는 뜻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