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든 이명박이든)대선후보가 결정되면 지도력을 발휘해 한나라당을 깬 뒤 신당을 만들어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13일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한나라당내 의원모임인 '국민생각'이 민주당 한화갑 대표를 초청해 '정계개편'과 '개헌'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최근 민주당과의 연대움직임에 적극적인 행보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터라 김 의원의 주장은 더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 등 차기 대선주자들이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하고 앞으로 닥칠 정계개편으로 인한 정치지형 변화에 빅3 모두 분주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 의원의 주장이 당내에서 어떤 파장을 불러올 지 주목된다.

    이미 정치권엔 '노무현-이명박'연대설 '이명박 탈당설' 등의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로선 정계개편이 여권의 동력으로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높은 상황이지만 이목은 한나라당 박근혜 · 이명박에 쏠리고 있다.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고 두 사람이 갖고 있는 파괴력이 대선 주자군으로 거론되는 누구보다 크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방안으로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민주당과의 통합이다. 지난 11일 강재섭 대표 김형오 원내대표 김무성 의원 등 소속 의원 43명이 참여하고 있는 중도성향 의원모임 '국민생각'의 한화갑 대표 초청 간담회 자리에서도 '한-민 통합'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김무성 의원은 "정체성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헤쳐모일때가 된 것 아니냐. 그렇다면 한 대표도 우리랑 같이 가야하는 것 아니냐. 이런 단초를 제공하는 게 정치지도자인데 한 대표가 그런 영광스런 지도자가 될 의향은 없느냐"며 직접적으로 한-민 통합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한 대표는 선뜻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지향목표가 같다면 언제든 헤쳐모여식 신당창당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양당 모두 지역감정 해소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념을 중심으로 한 정당간 헤쳐모여식 신당창당 움직임이 진행돼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보수색채를 띤 두 정당은 새로운 보수정당을 통해 '동서화합'과 '지역감정 해소'란 두개의 과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눴다.

    김 의원은 이보다 한발짝 더 진전된 제안을 내놨다. 민주당보다 상대적으로 동력이 큰 한나라당이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열린우리당내에도 좌우가 섞여있고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라며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선 열린당 민주당 한나라당내 보수성향 의원들과 정체성을 같이하는 (열린당, 민주당내)호남의원들을 받아들여 '중도보수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일단 한나라당을 깨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 생각이고 그 시점은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선출 뒤로 잡았다. 당을 깨고 정계개편을 시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지금의 당 대표가 아닌 당의 대선후보 밖에 없다는 논리에서다.

    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가능성에 대해선 낮게 봤다. 김 의원은 "당 대 당 통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불협화음이 많이 나올 수 있다"며 "한나라당의 해체 뒤 보수세력을 통합할 수 있는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드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런 주장이 아직 당내에 공론화되진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와도 이런 문제를 놓고 논의해봤냐는 질문엔 "아니다"고 답하며 이번 주장이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자신의 사견일 뿐임을 강조하며 확대해석을 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