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정·청간의 엇박자, 오만함과 조급함, 국민 무시하는 되먹지 못한 집안 …” 열린우리당 전략통인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이 지적한 열린당이 “어디부터 치료해야 할지 모르는 중환자”가 된 원인이다.

    이 위원장은 12일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당 지지율이 반등의 기미 없이 바닥을 치고 있는 첫 번째 원인을 ‘개혁실패’에서 찾았다.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고 2002년 대선, 2004년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국민의 기대만큼 개혁에 성공하지 못했으며 개혁 과정이 투박했고 개혁의 선후 경중을 조절하는 데에도 서툴렀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하노라고 했지만 ‘똑 부러지게’ 이뤄 낸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며 ‘무성과’를 지적했다. “‘서민과 중산층의 당’임을 자부하며 동반성장·양극화해소·선진한국 깃발을 들었지만 능력과 노력이 부족했다”며 “그래서 국민 특히 ‘계층’의 지지가 멀어져 갔다”고 했다.

    열린당이 호남이라는 지역기반을 잃은 점에 대해서도 속 아픈 지적이 이어졌다. 그는 “전국적으로 비교적 고른 지지를 받는 전국정당의 꿈에 조급해 사려가 부족하거나 비현실적인 시도가 감행되기도 했다”며 “지역주의 극복은 패기와 자신감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만함과 조급함에 빠져 일을 그르쳤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지역’의 지지는 반토막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당·정·청 갈등을 당 지지율 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는 당내, 당·정·청 간의 일치와 조화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언론에서는 연일 혼선·엇박자·이견·갈등·대립·충돌 등등의 기사가 넘쳐 났다”며 “2년여의 이런 과정 속에서 국민의 ‘신뢰’는 무너져 갔다”고 개탄했다. “지지도가 낮은 대통령을 공격하거나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자신과 당의 지지가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처럼 어리석은 짓은 없다”고도 했다.

    그는 또한 “일부 인사들의 오만과 독선에 찬 행태”도 열린당에는 ‘독’이 됐다고 비판했다. “국민의 정서와 요구에 걸맞은 정치활동을 펼쳐 보이는데 실패했다. ‘튀는 언행’이 매일같이 반복됐다”며 “국민에게는 이런 행태가 살아있는 모습으로서가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되먹지 못한 집안’으로 보였다”고 질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열린당내 리더십을 인정받는 지도자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며 ‘지도자 부재’를 지적했다. “두 자릿수의 지지를 받는 지도자가 우리에게는 ‘아직’ 없다”며 “시대정신, 정치적 감각, 정책적 콘텐츠, 대중적 호소력, 전투력을 갖춘 지도자가 없어 국민들은 열린당으로부터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언’을 쏟아낸 이 위원장은 당에 ▲중도개혁주의 정체성 확립 ▲서민·중산층 위한 정책 수립에 총력 ▲당·정·청 조화와 일치 ▲국민을 대하는 태도·화법 쇄신 등을 주문하며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