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의 양식을 기대한다.

    만약 돌아온 쓴 소리, 조순형 의원의 국회 입성이 좌절되었더라면, 대한민국 국회는 전효숙 헌법재판소장임명동의안이 100%통과되었을 것이다.

    알다시피 헌법재판소장직은 법과 원칙이 상존하는 권위가 생명이다.
    이러한 헌법소장 자리에 어느 날 갑자기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이 헌법재판소장 내정자가 되어 임명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보좌관의 도움 없이 조순형 의원 단독으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지명자의 청문회인준절차의 부적합성을 적시한 국회의원은 바로 ‘Mr.쓴 소리’다. 조 의원의 혜안(慧眼)있는 의정활동은 단연 율사(律師)들이 많은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을 한 펀치로 가격(加擊)해 놓은 셈이 되었다.

    잘 알다시피, 노 대통령에 의해 헌법재판관으로 입성한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은 재임기간 중 여성최초의 헌법재판관으로서 노무현 대통령탄핵에 대한 적법성심사 때에 ‘탄핵불가’ 입장의 최선봉(?)에 서서 탄핵받은 노 대통령이 한 달여 만에 복귀하도록 하는데 매우 중대하고 커다란 역할을 했던 사람으로 표현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탄핵주역’이었던 조순형 의원은 ‘노 대통령 탄핵불가’를 주장한 대표성 있는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의 헌법소장임명동의안에 문제점이 있음을 제기하여 쓴 소리 ‘조순형 의원의 위대한 승리’를 가져오게 했다. 많은 국민들이 환호한 것은 ‘조순형’ 의원이 ‘나 홀로’ 공부하여 한나라당도 가히 엄두를 못 냈던 헌재소장인준절차의 부적합성을 법리적으로 또 논리적으로 전효숙 헌재소장임명동의안에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사실이다.

    노 대통령의 사법고시동기생인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은 노 대통령의 후광(後光)(?)을 톡톡히 받고 있는 헌법재판관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관의 전화 한통화로 사표를 내고 헌재소장후보자 추천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당당하게 나섰다고 언론은 전한다.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의 당당함을 본 국민들은 왜 그리도 시큰둥한 반응을 했을까 에 대한 논의는 제외키로 하자.

    다만,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이 헌재소장제의를 받았을 때, 원로선배들에게 예의를 표하기 위해서라도, 아니면 아름다운 처신을 위해서 한두 번쯤은 ‘고사(固辭)’해볼 수 있음직도 했었을 텐데, 당당한(?)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은 헌재소장임명동의를 청와대 비서관의 전화 한 통화에 모든 것을 진행했던 모습들에 대한 평가는 두고두고 세인의 화제가 될 것이다.

    법조인에게 보여질 수 있는 덕목의 최선은 무엇보다 고고한 ‘양식(良識)’의 소유라고들 하지 않는가? 국민들은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이 스스로 헌재소장을 사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는 여성들이 사회적인 약자로서 취급받지 않는다. 전문직 여성들의 능력과 활동 향방이 엄청나게 왕성하여 과거의 시대와는 달리 남성 못지않은 활동능력과 활동영역이 광활하게 펼쳐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시대에는 여성이 ‘어떤 자리에 올라와서 우뚝 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의 드높은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느냐’라는 사실이 더욱 중요하다. 이 대한민국의 여성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고 부끄럽지 않은 유산을 남겨줄 수 있는 훌륭한 인품과 덕성이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의 헌재소장임명동의안에 적용되기를 간곡히 바란다.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전효숙 헌재소장임명동의안은 오로지 지명절차의 적법성 논란을 제기하여 국회의원의 참모습을 보여준 의회주의자 조순형 의원의 경륜이 새삼 돋보이는 것은 웬일일까?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은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은 한마디로 헌재소장으로서 부적격하다. 그동안 판결 성향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복심(腹心)판결이 대부분이다. 전 후보자는 양심이 있다면 자진사퇴하는 것이 맞다’라고 말한 내용이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효숙 후보자의 편법지명 문제를 제기하면서 ‘청문회를 하려면 우선 대통령의 헌재소장 지명이 적법 유효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헌재소장은 헌재재판관 중에서 임명토록 헌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재판관을 이미 사퇴한 전효숙 후보자는 (재판관으로) 재임명하는 절차를 우선 밟아야 한다’고 지적한 Mr.쓴 소리 - 조순형 의원은 그래서 국민들이 믿고 의지하며 신뢰할 수 있는 ‘공부하는 참 국회의원상’으로 그가 지닌 상징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조순형 의원은 6선의 최다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의안들에 대해서는 보좌관이나 비서진을 시키지 않고 오로지 홀로 연구하고 문제에 접근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육중한 국회의원’이라는 것이 그에 대한 세인의 정평이다.

    조순형 국회의원의 참 모습에 감동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의 아름다운 몫이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