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 9일 사설 '한국 외교부는 중국 대변인인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도를 넘었다. 역사 연구라는 미명 아래 고조선에서 부여.고구려.발해까지 한강 이북의 우리 고대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났는데도 정부는 제대로 항의 한번 못하고, 여론 무마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특히 중국을 두둔하는 듯한 외교통상부의 한심한 태도는 이 나라 외교부가 중국 정부의 대변인이 아니냐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국무원 산하 사회과학원 변강사지 연구센터가 최근 공개한 18편의 논문에 왜곡된 내용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중국 정부의 공식 견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측 연구기관의 연구 결과에 대해 우리 정부가 나서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무리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연구 결과가 중국 교과서에 정식으로 반영되면 그때에 공식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사회과학원이 중국 정부의 지원과 지침에 따라 운영되는 국책 연구기관임은 필지의 사실이다. 이번에 쏟아낸 고대사 관련 논문이라는 것도 중국 정부가 심모원려 속에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할 목적에서 생산된 연구 결과임은 불문가지다. 그럼에도 이를 중국 정부의 공식 견해로 볼 수 없으니 문제가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은 '소 잃고 나서 외양간 고치겠다'는 안이한 발상이다.

    미국을 향해선 자주의 목소리를 높이고, 일본의 교과서 왜곡이나 독도 문제엔 대통령까지 나서서 초강경 대응을 외치면서 중국의 불순한 역사 왜곡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으니 친중탈미니 친중반일이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출범을 앞두고 있는 동북아역사재단이 소속 연구원의 동북공정 관련 언론 기고문을 사전 검열하는 작태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도대체 뭐가 두렵고 뭐가 켕겨서 중국에 대해선 아무 소리도 못하고 있는가. 뒤늦게 후회하기 전에 정부는 중국의 역사 왜곡에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