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이 전면파업 돌입 15시간만에 이를 철회해 전력대란은 막았지만, 이들 노조원의 급여와 후생복리가 지금도 '귀족노조' 수준임이 밝혀져 뒷끝이 씁쓸하다.

    주무 부처인 산업자원부가 공개한 '발전노조의 처우와 행태'라는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전력관련 회사 내 가장 고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급여는 대졸 10년 근속자 중 발전소 교대근무자가 연봉 5300만원, 일근자가 4600만원, 그리고 30년 근속한 교대근무자가 9000만원 상당을 각각 받았다. 

    또 이들의 정년은 58세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이나 현대의 평균 근속연한인 45세보다 10년이상 장기근무가 가능하다. 현장 근무원에게는 32평형(실평수 25.7평)의 사택도 제공되며, 자녀에게는 대학교육까지 학자금이 무상 지원된다. 산자부는 발전회사가 민간정비업체, 한산개발, 한전기공 보다 봉급이 많아 이들이 전력그룹 내 최고 임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노조는 이번 파업에서 지난 2001년 민영화를 위해 5개사로 분리된 발전회사를 통합한 '발전공사' 설립, 정부 임금가이드라인 철폐, 해고자 복직, 구조조정 프로그램 철폐, 5조 3교대 시행 등을 요구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발전공사가 설립된다면 자신들은 현재 한국전력의 자회사 직원에서 대등한 입장의 '공사 직원'으로 상향되고 국가전체로는 거대한 공기업이 또하나 생기는 셈이다.

    산자부는 발전노조의 5조 3교대 요구 역시 "시행된다면 주당 근무시간은 33시간 수준으로 근로기준법상의 주당 40시간 근무원칙에도 위해된다"며 "타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수용이 불가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발전노조는 4조 3교대로 주당 40시간 근무한다. 발전소가 주로 도시와는 거리가 먼 외딴지역에 있으며, 그만큼 노조원들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들의 현재 급여나 복리후생은 상당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귀족노조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따갑다. 이같은 사실을 접한 한 네티즌은 "대다수 국민의 생활에 불편을 줄 전력을 볼모로 해 투쟁을 벌인다면 누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느냐"며 "명분없이 결국 큰 밥그릇을 더 큰 것으로 바꿔달라는 주장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취직할 곳이 없어 아우성인 젊은이들 일 좀하게 회사다니기 싫으면 그냥 퇴직하라"며 발전노조의 행태를 비난한 네티즌도 많았다.

    한편 4일 새벽 1시 30분 전격 파업에 돌입했던 발전노조는 이날 오후 4시 30분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상 발전노조 위원장은 "파업 완전 철회가 아니라 전략적 퇴각"이라며 "모든 노조원은 업무현장에서 투쟁을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패배가 아니라 승리로 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전노조는 한국전력 산하 주식회사 한국중부발전을 비롯, 남동·동서·남부·서부 등 5개 발전회사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