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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일각에서 '노무현-이명박 대권연대설'이 흘러나오는 이유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연대설에 이 전 시장이 수차례 적극적인 반박에 나선 것은 이같은 '설' 자체가 당내경쟁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전 시장의 정상적인 대권가도는 한나라당 대선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당당히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나타났듯 당내 역학구도가 이 전 시장에 결코 유리하지않을 것이라는 시각에서, '연대설'이나 '분당설' 혹은 '경선불참설' 등의 '설'들이 정치권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들과 여권 일부세력과의 연대설은 비단 이 전 시장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잡는다' '손학규 전 지사는 열린우리당 분당이후 이탈세력과 연대한다'는 등 여러 설들이 나돌았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 '야당을 흔들기 위해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궁지에 몰린 여권의 야당분열을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최근 열린당 염동연 의원은 정권연장을 위한 '제3지대론'을 주장하면서 "(여권에서) 이명박 영입론도 거론되는 것 같더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본다. 이 전 시장측도 이러한 '정치공작'이 '여권발'일 것이라는 시각을 내비쳤다. 이 전 시장측 핵심관계자는 "한나라당을 분열시키고, 강력한 경쟁자인 이 전 시장을 흠집내려는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맞설 수 있는 후보가 없는 처지인 여권에서는 다각적인 영입론이 흘러 나올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 각종 대선주자 선호도조사에서 한나라당의 빅3가 선두권을 형성하며 50%대의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는 반면, 고건 전 국무총리를 제외한 여권인사들은 2∼3%대에 머무르며 오차범위 넘기기도 벅찬 상황이다.이 전 시장은 지난달 내륙운하 현장탐사 도중 노무현 대통령과의 연대설과 관련한 질문에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 전 시장은 3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한나라당 당원들에게 '이 전 시장이 탈당할 수도 있겠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려는 정치공작"이라며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생뚱맞은 이야기"라고 못박았다. 자신에 대한 경선불참설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은 "경선은 당연한 기본"이라고 잘라말했다.
이 전 시장이 열린당 친노직계와 손잡고 대권창출을 노릴 것이라는 연대설은 '경선통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주된 근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근인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같은 시각을 거부한다. 그는 "연말이면 이 전 시장이 당에서 대세론을 장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 의원은 "고건 전 총리 등 여권주자와 일대일 가상대결을 가정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대선주자 가운데 이 전 시장만 한번도 진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본선 경쟁력'에서 이 전 시장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씨가 이 전 시장측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한 시사주간지에서는 '안씨가 이 전 시장측 핵심인사인 박영준 전 서울시 정무국장과 만났으며, 이 전 시장과도 회동설도 파다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박 전 국장은 "안씨와 일면식도 없다"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만난 적이 없는데 사실확인도 없이 실명을 거론했다"며, 즉각 이 매체에 반론보도를 요구했다. "저쪽(여권)에서 자꾸 '설'들을 흘리는 것 같기도 하다"고도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