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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명에 가까운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난 2004년과 2005년에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에 사용된 상품권 업체들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의 `2004-2005년 고액 후원금 기부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열린우리당 신기남, 우상호, 문희상, 유기홍, 이종걸 의원 등은 주식회사 삼미와 티켓링크, 한국문화진흥, 동원리소스 등 성인게임 상품권 발행업체의 대표 등으로부터 16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이계경, 김정훈의원, 민주당 신중식 의원도 상품권 업체로부터 30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당 문희상 의원은 지난해 2월 티켓링크의 전 공동대표(2002년)였던 마의웅(65)씨로부터 3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문 의원은 문화부가 상품권을 인증제에서 지정제로 고시를 변경했던 2005년 7월 당시 열린당 의장이었다. 티켓링크는 올해 4월 상품권 업체로 지정 받았다. 같은 당 신기남 의원도 상품권 업체로 지정된 ㈜삼미 공동대표 김영헌(54)씨로부터 같은 시기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직업란에 회사원이라고만 썼다.
또 삼미의 공동대표인 박원양(63)씨는 작년 6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에게, 2004년 10월 김정훈 의원에게 각각 300만원과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박씨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함께 3.1절 골프를 친 사람이다. 작년 한해 17억 1200만원의 적자를 냈던 삼미는 올 3월 상품권 업체로 지정되면서 3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열린당 우상호 의원은 작년 4월 ㈜티켓링크 대표 우성화(42)씨로부터 30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 우 의원은 게임 관련 법안을 직접 심의하는 국회 문광위 소속이다.
또 열린당 유기홍 의원은 문화상품권을 발행하는 한국문화진흥의 김준묵(49) 전 대표로부터 작년 한해 동안 13차례에 걸쳐 16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같은당 이종걸 의원도 지난해 2월 같은 회사의 김성준 이사에게서 50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았다. 또 이 회사 이상진(53) 현 대표는 작년 12월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에게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김 전 대표는 직업란에 ‘한국문화대표’로, 이 대표는 ‘한국문화진흥원대표’로 기재했다.
이밖에 민주당 신중식 의원은 열린당 의원 시절이던 지난 2004년 5월, 아바타문화상품권을 발행하는 동원리소스의 대표인 이혁배(66)씨로부터 5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성인오락실 ‘바다이야기’와는 무관한 순수한 후원금”이라거나 “누군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 전 의장 측은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당시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이었기 때문에 상품권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했다. 문 전 의장측도 "(후원금 300만원을 낸) 티켓링크 마의웅 전 대표와는 아는 사이지만 업무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열린당 유 의원도 역시 "한국문화진흥 김준묵 전 대표는 20년간 친하게 지내온 선배로, 매달 몇 만원씩 소액 후원금을 냈다"며 "바다이야기와 연관시키지 말라"고 했다고 22일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한나라당 강 대표측도 "확인해 봤지만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으며 김정훈 의원 측은 "삼미 박 공동대표와는 부산 안전실천협의회 간부로 만났고, 2004년 의원당선 축하차 후원금을 냈다"고 말했다. 이계경 의원은 "후원금을 낸 한국문화진흥은 친인척 관계인 보광그룹 계열사로, 상임위 업무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신 의원은 “500만원을 후원한 이혁배 동원리소스 대표와는 고교 동창으로 막역한 사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정치자금을 내고 싶은 사람은 연간 총액 2000만원 한도에서 국회의원 별로 최고 500만원씩 합법적인 후원금을 낼 수 있다. 선관위는 120만원 이상의 고액 후원금을 낸 사람들의 명단을 매년 공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