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독사 노무현’을 이기려면 가장 먼저 왈왈대는 곁에 있는 ‘꾼’들을 좀 멀리해야 한다. 꾼들 가운데는 극우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다. 이런 이들은 평소에는 왈왈 목청을 높이지만 아쉬울 때는 도망간다. 그리고 이들이 열심히 앞에 나서서 싸워줘도 이들의 주장이 별로 현실적이지 않아서 한나라당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손해만 안겨준다.

    그들을 멀리하고 냉철히 현실을 직시하면 문제의 본질이 보인다. 무조건 노씨가 말하는 것을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나쁜 점은 걸러낼 수 있게 된다. 국민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 민족을 사랑하는 것,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이런 과제들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용기가 필요하다. 가령 행정수도 이전은 절대 안된다는 기존의 굴레에서 벗어나 행정수도 이전을 할 수도 있고 만일 한다면 이러저러한 대책을 세워서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식으로 꾸준히 연구를 해가는 것이다.

    독사같은 노씨는 작통권 환수 같은 주장을 내세워 영리하게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남북화해 이슈를 선점한 다음 한나라당을 마치 한반도 평화를 반대하는 반민족세력처럼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 노씨의 한나라당 고립전략에 말려들면 북한인권론은 북한의 트집을 잡아 전쟁을 일으키거나 불이익을 주려는 책동으로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이고, 최소한의 상호주의 원칙도 마치 북한을 도와주기 싫어하는 인색한 가진 자들의 행동으로 받아들여 질 것이다. 사실 이미 한나라당은 노씨의 한나라당 고립전략에 대책없이 말려들어가 있는 상태다. 극우단체 인사들과 잘 어울리는 몇몇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런 한나라당의 패착을 앞장서서 주도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두뇌싸움에서 밀리는 현상을 막으려면 한나라당과 보수사회가 특단의 결단을 내려 두뇌인력을 키워야 한다. 한나라당이나 보수사회의 기성세대 입맛에 맞는 인력만 데려다 놓고 듣기 좋은 이야기만 들으라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의 눈높이를 대변할 수 있는 참신한 두뇌인력 양성에 투자하라는 이야기다.

    가령 노씨와 노씨 주변세력은 한나라당 세력과 재벌 등 한국 사회의 메이저리티를 한데 묶어 한국 사회는 저들 메이저리티가 ‘끼리끼리 다 해먹는 사회’라고 주장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당연히 일반 국민들이나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세상 다 뒤집어 버리고 싶어진다. 아무리 노력해도 출세할 수 없고 매일 버둥거려봐야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면 차라리 돈 있는 사람 뜯어먹고 속 편하게 살 궁리를 하지 뭐하러 보수정당에 투표하며 굳이 힘든 길을 가려 하겠는가. 반칙을 일삼고 끼리끼리 다 해먹는 보수를 뭉개고 ‘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개혁’세력을 선택하려 드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많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그 놈의 ‘개혁’소리에 다시 유권자들이 안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쎄. 과연 그럴까. 한번 배신한 자는 두 번도 배신할 수 있다. 한번 노씨를 선택했던 이들은 얼마든지 두 번, 세 번 노씨와 비슷한 이가 나오면 다시 선택할 수 있다. 내일이야 어찌 되건 당장 가진 자가 싫고, 촌스럽고 늙은 한나라당이 싫고, 세상 다 뒤집어 버리고 싶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왜 한나라여야 하는가’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게 쉬운 것 같지만 아주 복잡하다. 그래서 기존의 논리를 재검토하고 현실에 맞는 새로운 논리와 철학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아직 시간이 늦지 않았다. 보수사회는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자신을 되돌아보고 2007년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일반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며, 서로의 이권을 위해 마지못해 손잡고 있는 것 같은 보수운동 진영을 과감히 개선해 동지애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보수진영의 명망가들부터 우선 재야보수 운동단체와 인터넷 보수매체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박근혜 의원 같은 이들부터 발벗고 나서서 우리 ‘풀뿌리 보수 살리기 운동’에 나서야 한다. 풀뿌리 보수들은 배 고프게 방치해 놓고 어떻게 국민들을 잘 살게 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먹고 살만한 보수인들이 배 고픈 이웃 보수인들에게 손길을 내밀어야 동지애가 극대화된다. 잘 되는 집안은 콩 반쪽이라도 나눠먹고 지내지만 안 되는 집안은 식구들끼리 쌀 자루 서로 뺏느라 정신이 없다. 일반 시민의 상식 잣대로 생각할 때 도와 줄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악성 보수인들은 굳이 도와 줄 필요가 없고 오히려 배척해야 마땅하나 배고픈 현실적 보수운동세력은 보수사회 전체가 나서서 도와야 한다. 동지애가 강해지면 강해질 수록 승부근성 역시 그것에 비례해 강해진다.

    일단 오늘은 큰 줄기를 이야기했다. 세부적인 부분까지 모두 이야기하려면 글이 끝없이 길어지므로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두고 세부적인 부분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