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나라가 노현정 아나운서 때문에 시끌벅적하다. 최근 돌아가는 추이를 보면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보다도 또 다른 노씨인 노현정 아나운서가 더 유명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물론 노현정 아나운서가 유명해져 있는 것은 방송 자체의 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재벌가의 청년과 결혼한다는 소식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이다.

    노현정을 비난하는 목소리

    그런데 최근 노현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쓴 ‘gogogo’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의 주장에 따르면 노현정(이하 노씨)이 비난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① 너무 빨리 결혼함으로서 결혼의 신성한 의미를 퇴색시켰다

    ② 그녀의 색깔을 버리고 재벌 2세와의 결혼을 모든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

    ③ 노현정이 된장녀의 대표적 사례가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써 놓으면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1번 이유의 경우 노씨가 한 달 반만에 결혼한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그런데 이것은 별로 납득이 안되는 이유다. 요즘 남녀는 서로 마음에 들면 하루만에도 육체관계를 가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사람마다 그것에 대해 생각은 다르겠지만 1번 이유는 아무튼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사실 그냥 노씨가 재벌가의 청년에게 결혼한다는 것이 못마땅해 들어 놓은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두 번째는 노씨가 결혼 후 미국 유학을 발표했으나 자기 자신을 위한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다는 비판이다. 모든 것을 결혼에 맞췄다는 문제제기다. 자신의 직업이나 인생을 버리고 돈을 위한(?) 결혼을 따라 많은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사실 이런 주장도 이해가 안 간다. 노씨의 인생은 노씨의 것이다. 노씨가 유명인사라는 이유로 자신의 자유를 포기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세 번째는 노씨가 된장녀의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는 지적이다. 흔히 된장녀란 인터넷에서 부르는 속칭으로 이기주의, 안하무인, 허영심에 찌든 아가씨들을 가리켜 부르는 말이다. 이 네티즌의 불만은 노씨가 출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회사 동료나 회사 상사, 그리고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는데 노씨는 휴직을 마음대로 신청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 네티즌의 주장대로 노씨가 현재 휴직을 신청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아무튼 이 문제는 현재 하는 이야기의 중요한 내용이 아니므로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다. 하여간 이 네티즌의 불만은 원만한 인수인계를 위해 충분한 시간도 갖지 않고 국민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떠나는 무례를 범했다는 이야기다. 미국 생활은 허영이요, 갑작스런 사임(휴직)은 이기심이고, 그냥 휴직계 내고 나가면 주변 사람들이나 시청자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안하무인이란 이야기다.

    그런데 사실 이런 주장도 트집잡기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이 글을 쓴 네티즌은 애초에 ‘노현정=나쁜 여자’라는 등식을 세워놓고 거기에 짜맞추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수인계의 경우 진행자가 휴가를 가면 보통 다른 사람이 나와서 진행을 맡는 경우도 많다. 어차피 방송국에 사람은 많다. 인수인계 걱정 같은 것은 안해도 될 일이다. 미국 생활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휴직계를 내고 나가는 것이 안하무인이란 말도 이해가 안된다. 휴직계를 내고 나가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주변 사람들이 곤란할 것이 무엇이며 시청자들이 곤란할 것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노현정이 보고 싶으면 신문 보도를 보면 될 일이다.

    노현정, 과연 돈을 위해 결혼했나

    여기서 중요한 초점은 노씨가 돈을 위해 결혼했다는 시각이다. 그렇기에 앞서 네티즌은 노씨의 미국생활을 허영과 같다고 묘사했고, 의외로 많은 네티즌들이 노씨가 돈을 보고 결혼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어느 네티즌은 노씨가 텔레비전에서는 고상한 척, 바른 척 아양 떨다가 돈 보고 결혼한다고 남친을 찼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노씨의 예전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자의 이야기를 담은 괴상한 파일이 돌고 있기도 하다. 물론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 없다.

    이제는 노씨의 결혼상대에 대해 살펴보자. 노씨의 결혼상대 정대선 씨는 고 정몽우 씨의 아들이다. 고 정몽우 씨는 고 정주영 씨의 아들 가운데 한 명으로 예전에 작고했다. 현재 정몽우 씨의 세 아들은 BNG스틸이란 회사의 주주로 있다. 이 회사는 현대제철의 소유이지만 사실상 이들 세 아들의 소유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그런데 사실 BNG스틸의 정대선 씨 지분은 0.86%에 불과하다. 정대선 씨의 부친인 고 정몽우 일찍 타계했기 때문에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마어마한 재산을 정대선 씨가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그냥 다소 부유한 집안의 아들일 뿐이다. 더군다나 정씨는 장남도 아닌 셋째 아들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노씨가 돈을 보고 결혼한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다.

    설령 노씨가 돈을 보고 재벌총수와 결혼했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노씨의 자유다. 사실 어차피 노씨는 돈이 많다. 한국 최고의 유명인사 가운데 한 명인 노씨가 무슨 큰 돈 걱정이 있겠는가. 오히려 재벌일가의 한 사람이 되면 마음대로 돈 쓰고 돌아다니기도 힘들다.

    돈과 결혼의 문제라면 케네디 사망 후 오나시스와 재혼한 재클린 여사도 돈에 미친 여자로 비난받아야 한다. 사망한 다이애나 세자비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사실 여자는 누구나 남자의 능력을 중시하는 것이 사실이다. 어느 여자인들 재벌가의 청년이 결혼하자고 하면 싫어하겠는가.

    여자는 상당히 현실적인 동물이다. 남성들은 여성들이 환상에 빠져 결혼상대를 결정한다고 믿을지 모르지만 실제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 여성들은 객관적으로 꼼꼼하게 따져 결혼상대를 고른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경제적 능력이 높은 상대를 좋아하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노씨는 이제 사회적 명사로 신분이 매우 높은 사람이다. 그러니 당연히 재벌가의 청년 같은 신랑감을 고를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비난은 질투심의 표현이며 열등감의 표출일 뿐이다.

    아나운서는 고도의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고?

    앞서 다음 아고라에 글을 남긴 네티즌은 아나운서가 고도의 논리성과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노씨는 그 논리성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재벌가의 청년과의 결혼으로 인해서. 하지만 내가 볼 때 노씨는 논리성이나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 결혼은 노씨의 자유다. 노씨가 돈을 보고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내가 알 수도 없고 설령 돈을 보고 결혼했더라도 그것은 노씨의 자유다.

    노씨가 상대 남자의 얼굴이 잘 생겨 마음에 들었다고 하면 노씨는 외모지상주의 추종자로 몰릴 것이고, 상대 남자의 성격이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면 이기주의적인 여자로 또 몰릴 것이다. 아무튼 노씨가 못마땅한 사람들은 이래도 저래도 노씨를 비난할 것이다. 이러니 돈을 보고 결혼했니 안 했니 하는 주장은 아무 의미도 없다.

    그리고 사실 아나운서는 무슨 어마어마한 공인이 아니다. 아나운서에게 앞서 네티즌이 제시한 그런 엄격한 잣대를 요구한다면 이 땅의 수많은 텔레비전 기자들이나 언론인들, 정치인들, 경제인들은 숨 막혀 죽을 것이다.

    글을 맺으며 미리 말해야 겠다. 물론 내가 9시뉴스 진행자 자리에 앉을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만약을 생각해 정직히 말해야 겠다. 나는 돈 많고 명 짧고 예쁜 여자가 좋다. 노현정은 죄인이 아니다. 내가 노씨라면 더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 갈 것이다. 나는 돈이 좋다.

    <시민기자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