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협상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반대’ 집회가 광복절을 앞둔 11일 오후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와 국민행동본부, 육사∙해사∙공사 총동창회 등 170여개 보수단체 회원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한 손에는 태극기를, 다른 한 손에는 ‘탄핵’이라는 종이를 손에 쥔 채 삼삼오오 모여든 참석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를 통째로 김정일에게 갖다 바치려 한다”면서 노 정권에 강한 적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행사에는 10일 전시작통권 환수 반대 성명을 낸 전직 국방부 장관 6명과 군 원로들도 군복을 입고 참가했다.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은 “전시작통권은 국보법보다 더 중요한 국가의 사안이 걸린 문제”라며 “한국군 단독으로 전시작통권이 한국군으로 이양되면 미군은 한국에서 없어지고 한미연합사령부는 자동 해체하는 등 주한미군의 결정적 구조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또 “북한 핵과 미사일 등으로 안보문제에 위협을 느끼는 시점에서 전시작통권 환수는 대한민국의 자멸을 가져온다”며 “한국이 살 길은 한미동맹 뿐”이라고 덧붙였다.

    송영선 “국민편가르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국민 우롱하며 발악해”
    김성은 “전시작통권 환수는 대한민국 망하기 바라는 것”

    김성은 전 국방장관도 “김정일이 서울에 들어오게 길 터주는 것이 전시작통권 환수”라며 “세계 많은 국가가 미국과 방위동맹을 맺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국가의 자존심을 세운다며 자주국방이라는 미명하에 ‘전시작통권 환수’를 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시작통권이 환수되면 미군이 한국에 무엇 때문에 존재하려고 하겠느냐, 미군이 가고 나면 무엇으로 대항하려느냐”며 “미군이 나가면 핵무기와 다수의 미사일을 가진 북한에 우리는 먹히고 만다. 아무 대항조치 없는 상태에서 전시작통권을 환수하겠다는 것은 곧 대한민국이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강창희 최고위원, 황진하 의원등과 나란히 앉아있다 연단에 오른 송영선 의원은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영원한 생존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라며 “노 정권은 지난 3년간 행정수도이전, 동북아균형자론 등 이해하기도 힘든 것들을 내세워 '국민 편가르기'라는 대단한 위업을 세우더니 이제는 전시작통권 환수로 국민을 우롱하며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전시작통권이 국가에 어떤 존재인지 의미를 모른다”고 목청을 높였다.

    송 의원은 “전시작통권은 미국과 함께 가지고 있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며 안전하다”면서 “한국이 지난 50년간 가장 잘한 것이 한미동맹인데 친미면 좀 어떠냐, 나라를 구하는데 무엇이 두려우냐, 친미라고 자신있게 말하자”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 최고의 군사국이 되기 위해서는 친미가 돼야 한다”며 “북한과 함께 가려는 것이 자주냐, 노 정권은 자주국가가 아니라 자멸국가”라고 열변을 토했다.

    박찬숙 “전시작통권 환수하면 통일되나”

    박찬숙 의원은 “우리가 피와 목숨을 바쳐 대한민국을 만들 때 미국이 필요했듯이 지금도 그렇다”며 “가장 강하고 든든한 친구가 있는 게 뭐가 나쁘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자꾸 무언가를 요구하는 북한에게 달라는 것을 다 주면서 하는 통일이 과연 옳은 것이냐”며 “전시작통권을 가져오면 다른 나라가 우리를 도와주고 밥먹여 주느냐, 통일이 되느냐, 한미갈등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앞서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전시작통권을 환수해 자주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전시작통권 문제는 국가 안보가 걸린 중요한 사안이므로 반드시 국민투표에 부쳐 국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민주화 포럼 대표 이동복 전 국회의원은 “황장엽 선생이 김일성으로부터 자주 듣던 말이 '갓끈전술'인데 갓은 주한미군을 의미한다”며 “김일성도 머리에 해당하는 남한이 스스로 안보를 유지 못하고 갓을 의미하는 주한미군에 의지해 안보 유지한다고 생각하면서 한미동맹이 끊긴다면 남한을 무너지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미군이 철수하고 나면 미군으로부터의 병력투입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미 동맹 파괴 공작에 앞장서는 노 정권은 반국가적 이적집단으로 규정한다. 한미연합사 해체를 막기 위해 총궐기 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한 뒤 ‘한미연합사 해체 국민투표 실시하라’ ‘작전권 협상 즉각 중단하라’, ‘동맹파괴 적화공조 반역정권 타도하라’ ‘친북반미 못 참겠다 한미동맹 강화하자’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남대문까지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