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수해지역 골프파문을 일으킨 홍문종 경기도당위원장에 대해 ‘제명’이라는 당으로서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 취하는 등 거듭 자세를 낮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골프파문을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와 비교하며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난하는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취임 이후 첫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더욱 반성하고 겸손한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며 머리부터 숙였다. 그는 “당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련의 사태에 매우 가슴 아프다”며 “하루 빨리 국민에게 당의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 모두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국민들에게 새로운 자세를 보이자”고 당직자들을 독려했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수해지역에서 골프를 했다는 문제로 (관계자들에게) 중징계를 내렸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앞으로 예방 기능까지 포함해 윤리위의 기능을 강화하고 원내 주요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원외 당원협의회 차원에서 당원들에게까지 철저한 자세를 당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총장은 곧 이번 골프파문을 ‘3·1절 골프’로 낙마한 이 전 총리의 경우와 비교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는 열린당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정치권에서는 솜방망이 처벌, 오만한 정당이라는 설전이 벌어지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며 이 전 총리의 ‘골프’와 이번 사태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해 때 이 나라 총리가 골프를 해서 물의를 일으킨 적 있고 산불이 났는데도 (골프가) 계속됐던 일이 있었다”며 “(이 전 총리는) 산불 났던 4월 5일, 수재가 있었던 7월 2일에 이어 올해 3월 1일 다시 한 번 골프로 물의를 빚자 3월 16일 공직을 사퇴했다”고 이 전 총리의 ‘골프 역사’를 부각시켰다. 그는 또 “열린당은 이 대목에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갔다”며 “우리가 오만한 정당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황 총장은 또 “지난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이 막대기만 꽂아도 된다는 선거였다고 하는 것은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 심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으로 유감”이라며 “이번 7·26재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 어떤 정당이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당인지 가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대변인은 “열린당과 일부 정당에서 징계 수위가 낮다고 비난하는 것은 지나친 정쟁이다. 열린당은 이해찬 골프 사건 때 무엇을 했느냐”며 “여러 차례 국민 실망이 반복됐음에도 경고나 주의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한나라당의 단호한 징계 조치를 보면서 열린당 내에서 다리가 후들거릴 사람 있을 것”이라며 “남의 눈에 있는 티끌은 보면서 자기 눈의 대들보는 못 본다는 말이 생각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