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씨는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으려다 보니 또 다른 실수도 범했다. 고은씨는 친미국가인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를 미국이 봐주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해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이 NPT와 같은 조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도 나쁜 짓을 하는데 그들은 봐주고 북한만 괴롭힌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인도나 파키스탄, 이스라엘의 사례를 보자. 2006년 3월 미 부시대통령은 인도를 방문해 핵 협정을 맺었다. 라이스 미 국무부장관은 인도를 가리켜 ‘NPT에 가입하지 않았으나 NPT가입국만큼 노력하고 있다’고 인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론 미국은 2005년 7월 전까지 인도의 NPT불참 때문에 인도와의 핵 협력을 금지하고 있었다. 한국일보 2005년 10월 5일자 기사를 보면 원래 미국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개발 때문에 두 나라를 제재하고 있었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인도와 파키스탄에 대한 제재를 풀었다. 특히 파키스탄의 경우는 대 테러전쟁에서 파키스탄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했기 때문이며 인도의 경우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에 대해 미국이 항의가 없는 이유는 일단 이스라엘은 핵을 공식적으로 보유했다고 선언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핵의 존재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안하는(NCND)정책을 이스라엘은 견지하고 있다.

    반미주의자들이나 미국에 비판적인 이들은 왜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은 싸고 돌면서 북한이나 이란은 핵개발을 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지 미국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에 대한 답변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북한이나 이란은 신뢰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인도나 파키스탄,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핵개발에 대한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가 있다. 인도가 일찍 핵을 개발했기 때문에 인도와 적대관계인 파키스탄으로서는 핵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엄청난 아랍군에 위협받고 있는 이스라엘으로서는 핵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선택의 결과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주변국들과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고 전쟁을 막고 있다.

    철없는 반미주의자들

    그리고 만일 북한과 이란이 핵을 갖는 것을 방치한다고 생각해보자. 당장 한국부터 핵을 보유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 북한에 대해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이 핵을 가지면 일본도 불안에 허덕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북한과 이란이 핵을 가지만 도미노 식으로 전세계가 핵보유에 나서게 된다. 핵 강대국들은 핵 방어체계와 핵 공격체계에 또 다른 엄청난 비용을 들이게 될 것이다.

    북한과 이란에 대해 핵을 갖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비합리적인 핵 경쟁을 막아보자는데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북한 핵과 이란 핵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반미주의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은 중요치 않다. 그저 핵을 가지면 미국에게 당당히 맞설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개도국들이 핵을 갖게 되면, 특히 국제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신용을 잃은 가난한 개도국들은 즉각 엄청난 전쟁의 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을 ‘악마의 나라’라는 식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 이란의 경우 더욱 위험하다.

    강대국들이 그런 개도국을 가만 놔두려 할 것인가. 전세계에 이권을 갖고 있는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신용없는 개도국이 핵을 갖는 것을 무슨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으려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쟁은 불가피하다.

    핵을 만들어서 미국에 한번 대들어 보는 것으로 한 풀이하려는 반미주의자들의 핵에 대한 갈구가 오히려 또 다른 전쟁을 부르는 셈이다. 여기서 좀 더 생각해보면 고은광순 식 논리가 여기서도 적용됨을 알 수 있다.

    반미주의자들은 자신들이 권력을 유지하고 반미서적 출판과 같은 반미산업 유지를 위해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긴다 → 그래서 전 세계에 반미무장세력, 반미시위대, 반미국가가 늘어난다 → 이로 인해 미국과 갈등이 생기고 결국 미국은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한다 → 반미주의자들은 미국의 전쟁을 속으로 반긴다(?) → 반미주의자들은 또 다시 미국을 비난하며 반미서적을 팔아먹고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한다 → 반미정치인, 지식인과 반미산업은 대중에 대한 로비(?)를 통해 잘 먹고 잘 산다

    반미,사회주의로 일어나 반미,사회주의로 망하나

    성경에 칼로 일어나면 칼로 망한다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나는 고은씨의 글을 보며 반미-사회주의로 일어나면 반미-사회주의로 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고은씨의 논리대로 하면 우리는 미 군수산업체가 하는 비슷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자면 국내의 모든 방위산업체를 포기하거나 크게 줄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 군수산업체에 반도체 같은 것을 팔지 말아야 한다. 아니 군수산업으로 전용될 수 있는 분야에는 한국산 물건을 팔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그 범위가 애매모호하므로 우리는 제대로 무역을 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반미주의자들은 사회주의 체제로 바꾸자고 할 것이다. 사회주의 체제로 바뀌면 우리는 더 가난해진다. 사회주의자들은 가난해도 행복할테지만 나 같은 사람은 절대 살 수 없다.

    그리고 고은씨는 미국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다. 미국이 가만히 있어서 이란과 북한이 핵을 개발하도록 놔두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런데 문제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현 정권 관료들마저도 북한 핵은 안된다며 너도 나도 설득을 하겠다고 나서는 판이다.

    고은씨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한나라당이 MD에 가입해 막대한 돈을 미국에게 퍼줄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현 정권 하에서 북핵-북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한나라당이 집권하더라도 MD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 정권 관료들이 노심초사 열심히 북한을 설득한다고 뛰고 있는 것이다.

    끝으로 나는 좌파진영이 망한다면 고은광순 씨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본다. 정확히 말하면 고은광순 식 논리 때문에 망한다는 이야기다. 고은광순 식 논리로 세상을 보면 우리는 먹고 살게 없다. 사실 그 어떤 산업분야도 미 군수산업과 완전히 무관한 산업분야는 없기 때문이다.

    대중은 부유해지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 그런데 고은씨는 있는 산업도 없애자고 주장하는 듯 하고 북한과 이란을 내버려두라는 식으로 말하는 듯 하다. 정작 자기가 지지해서 만들어 놓은 노 대통령과 그의 관료들은 북한 핵과 미사일의 위협을 막기 위해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해먹는 것인데 저렇게 손발이 안 맞으니 애초에 열린우리당이 잘될 수 없었던 것이다.

    고은씨는 세계평화를 걱정하기 보다는 당장 우리 국민들이 먹고 살 문제부터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생각된다. 생활이 어려워 당장 죽고 싶어하는 국민들이 많은 판에 세계평화 걱정을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고은광순 씨는 반미/진보산업계의 배를 불리기 위해 동족인 한나라인들의 가슴에 총알을 쏴대지 말았으면 한다.

    고은광순 씨는 지구 멸망의 그 때(?)까지 좀 조용히 계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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