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천 제방 유실에 따른 서울 양평동 ‘물난리’ 사태와 관련, 해당 지역 주민들이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인재(人災)’라고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인재’로 판가름 날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손해배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집권 여당인 열린당이 정확한 사고 원인 진단 규명에 앞서 ‘인재’라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열린당의 ‘인재’ 주장은 다분히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한 모양새지만, 폭우로 인한 침수 사태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앞서 정치공세로 비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열린당 허동준 부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서울시의 허술한 지하철 공사 감독으로 안양천이 터졌다”면서 “집중폭우라 하지만 이것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는 도대체 지하철 공사를 하면서 대형건설사 감독을 어떻게 하느냐. 서울시의 직무유기가 아니냐”면서 오 시장을 겨냥했다.

    허 부대변인은 또 여의도역 침수 사태도 언급하면서 “지하철 공사를 하면서 부주의로 인해 하수관이 터져 발생한 일”이라면서 “이 정도면 서울시는 총체적인 안전불감증과 관리소홀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는 셈”이라면서 비판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어 그는 “서울시는 인재와 관재에 대한 책임 회피를 위해 시간끌기로 피해주민들의 가슴에 두 번 못 박는 일을 삼가야 한다”면서 관련자 문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열린당 서영교 부대변인도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오 시장이 태풍주의보가 발효 중인 때, 초고급 헬스클럽을 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면서 공세의 고삐를 바투잡았다.

    서 부대변인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잠도 자지 않고 비상대기 중인 때에 서울시장이 형식적으로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한정식 집에서 폼나게 저녁먹고 우아하게 초호화 헬스를 즐겼다”면서 “(이는) 구설수에 오르내리던 오 시장의 후보시절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고 비판을 퍼부었다.

    서 부대변인은 “어려운 서민에 대한 애정이 없고 사람냄새가 나지 않는 한나라당의 오렌지라는 별명을 가진 것도 다 그래서다”며 “1000만 서울시민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데 다시는 이런 철없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사죄해야 한다”면서 오 시장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