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는 대리전 하지않았다" VS "이명박은 절대 개입 안했다"

    한나라당의 7·11전당대회가 박근혜-이명박 두 차기대선 유력후보간의 대리전으로 치러졌다는 것은 당밖은 물론 당내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새 지도부가 구성됐음에도 불구하고 후유증을 겪고있다.

    그러나 정작 박근혜-이명박 두 사람은 '대리전'이라는 데 손사래를 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상대 진영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은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이 17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대표의 전당대회 개입설을 부인하자 이번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며 이재오 최고위원의 경선을 도와준 박창달 전 의원이 이 전 시장의 개입설을 반박하고 나섰다.

    박 전 의원은 18일 국회를 찾았다. 유 의원이 '대리전의 핵심'으로 자신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박 전 의원은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의원이 내가 대의원을 동원했다고 얘기했는데 나는 의원도 당직자도 아닌 자연인이다. 대의원은 지구당위원장 몫인데 내가 독려한다고 말을 듣지 않는다. 한 명도 동원한 적 없고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7일 패색이 짙던 쪽에서 이기기 위해 주말 대역전극을 벌인다는 말을 들었고 대리전으로 몰아가서 박 전 대표를 끌어내는 치졸한 방법을 쓴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이재오 최고위원을 지원한 데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그와는 아주 오래된 사이로 교육위에서 5년간 함께 일했다"며 "처음에는 경선구도가 이재오-강재섭 구도가 아닌 이재오-박희태 싸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고 강재섭 의원이 나온다고는 생각도 안했기 때문에 이재오 의원을 도와주게 됐다"며 "그러다 강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지만 내말을 번복할 수 없어 계속 이 의원을 도왔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동을 문제로 유승민 의원과 신경전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아무 불편한 관계가 없다. 암투 그런 것은 전혀 없다"고 해명한 뒤 "대구동을에서 동원했다는 얘기도 전혀 아니다. 대구에서는 강재섭 뽑고 한 표는 이재오에게 달라했고, 대전에서는 강창희 뽑고 한 표는 이재오에게 달라고 했다. 대구동을에서 한 명도 동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이 전 시장이 경선에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이명박씨와의 관계는 학교 선후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선후배는 참 많다. 그것을 갖고 측근이라고 하는 건 당을 이상하게 몰고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전혀 대리전이 아니었고 이명박은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 박창달 개인의 활동일 뿐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유정복 의원을 만나 자신과 관련한 발언에 대해 항의하고 유승민 의원도 만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