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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 마음을 두지 않던 분들이 특정 주자를 뽑기 위해 투표과정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소위 작전세력이 들어왔다는 의혹이 있다”
한나라당 7·11전당대회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았던 당내 소장·중도개혁파 ‘미래모임’ 단일 후보 권영세 의원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서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치게 된 원인에 대한 내부 진단이다.
소장파 리더격인 원희룡 의원은 12일 이번 전대에서 소장파들의 몰락은 단일후보를 뽑는 미래모임 ‘미니전대’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임태희 의원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권 의원이 근소한 차이로 단일후보에 뽑힌 것은 경선을 앞두고 114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회원들 중 소장파 비토세력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원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대에서 소장파가 몰락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미래모임에 114명의 위원장들이 들어왔는데 사실은 평소에 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 마음을 두지 않던 분들이 특정 주자를 뽑기 위해 들어왔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소위 작전세력이 들어왔다는 의혹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숫자가 적더라도 마음을 함께 합치는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과 열정을 가지고 민심에 다가가기 위한 순도와 열기가 높은 움직임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 의원은 이어 이번 전대가 ‘박근혜-이명박 대리전’으로 치러지면 발생할 후유증을 걱정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 본인이 부인했지만 만약 이번 전대 결과가 소위 대선 진영에서 개입해 대리전 양상으로 치른 거라면 당장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길게 봐서는 한쪽으로 쏠린 만큼 앞으로도 후유증이 클 것이라는 면에서 예의 주시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세력과 특정 인물들이 당내 여러 가지 기득권을 통해 왜곡시킨 게 있다고 한다면 그 값은 국민들이 나중에 심판을 할 것”이라며 “특정 주자에 의해 공천이나 당직, 당내 주류가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 대의원들의 표심에 영향력을 미쳤다고 한다면 당심의 왜곡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막판에 박 전 대표는 안했겠지만 측근들이 박심(朴心)이 어디에 있다고 하면서 줄을 세운 것처럼 보도가 됐는데 그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도로 민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들이 지금 새 지도부가 안고 있는 부담이고 한나라당이 안고 있는 과제”라며 당 지도부 구성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분당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내부 문제를 상당히 부풀리고 있는 것으로 너무 앞서간다”고는 했지만 “과거 권위주의적이고 대세론에 빠져 줄 세우는 전철을 밟는다면… 내년 대선까지 1년 반이라는 기간은 굉장히 긴 시간이다. 많은 지각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또한 이재오 최고위원을 둘러싼 ‘색깔론’ 공세에 대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과거 민주주의를 주장하던 사람을 빨갱이라고 공격하면 안된다는 것은 국민들이 다 공감하지 않느냐”며 “다른 때도 아닌 한나라당 경선에서 그런 주장이 나왔다는 건 정말 국민 앞에 창피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의원 같은 경우 과거 민중당 활동을 했지만 당시 독재정권과 싸우면서 몸 바쳐 헌신했고 민자당에 들어와서는 원내대표와 여러 당직을 맡으며 대여투쟁에 앞장섰다”며 “지금 와서 난데없이 70년대 남민전이니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시계바늘이 70년대에 멈춰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이 최고위원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변화를 외쳤던 소위 개혁파들 입장에서 이번에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못낸 것은 스스로의 한계를 반성하고 다시금 신발 끈을 매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변화라는 국민의 명령은 여전히 유효하기에 민심에 한나라당이 가깝게 다가설 수 있도록 새롭게 진용을 짜고 분발해야 한다”고 당내 소장파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의 개혁 움직임을 다시 원점에 섰다. 처절한 반성과 새 출발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