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대 서울특별시장을 지낸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식에 참석한 최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서울시를 작은 대한민국이라 부르지만 제 짧은 경험으로 볼 때 서울은 대한민국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해관계가 복잡하지만 과거처럼 시장 한 사람 힘으로 밀어붙이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다분히 이 전 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제 유연한 리더십으로 모든 문제를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주저없이 실천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자신과 친분이 있는 오 시장을 극찬했다. 그는 "저는 누구보다 오세훈 시장을 잘 안다"며 먼저 오 시장과 자신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16대 국회에서 제가 강남갑에서 국회의원활동을 할 때 오 시장은 바로 옆인 강남을의 국회의원이었고 제가 당 대표를 맡을 당시 오 시장은 당의 청년위원장이었다"고 말한 뒤 "솔직히 당시는 우리 오세훈 의원께서 시장이 되리라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젊고 만나면 기분좋은 미남이 1000만 서울의 시장이 됐다. 그러나 젊고 미남이라 가볍게 보면 큰일난다. 오 시장은 부드럽고 유연하지만 강단을 갖고 있다"며 오 시장이 의원 당시 불출마를 선언하고 '오세훈 선거법'이라 불리는 정치관계법 개정을 주도했던 점을 예로 들었다.

    최 전 대표는 "당시 당내반발도 거셌으나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켰고 그 결과 오늘날 대한민국 선거가 혁명적으로 깨끗해진 것을 잘 알 것"이라며 거듭 오 시장을 극찬한 뒤 "오 시장이 이런 성품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기에 서울시정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은 국민의례와 취임선서, 노무현 대통령과 서울시 자매도시의 취임 축하 메시지 낭독, 시민의 바람을 담은 영상물 상영, 취임사, 자치구청장.신임 부시장.시의원 소개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오 시장은 취임사에서 "(서울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도시, 서울만의 고유한 것으로 세계 무대에서 자리매김되는 특별한 브랜드 가치가 있는 세계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서울'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위대한 서울'로 나아가야 한다"며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문화도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환경도시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행복도시 ▲창의와 활력이 넘치는 경제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식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 처음 출근한 오 시장은 행정 1, 2부시장과 정무부시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시장직 인계.인수서에 서명했다.

    취임식에는 김용배 김상철 최병렬 조순 강덕기 전 서울시장, 한나라당 박진 진영 정두언 원희룡 박계동 이혜훈 이종구 공성진 나경원 문희 김영숙 박찬숙 이계경 이군현 김기현 의원과 맹형규 전 의원,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 등을 비롯 각계 인사와 서울시 직원과 시민 3000여명이 참석했고 이명박 전 시장과 31대 서울시장을 지낸 고건 전 국무총리는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