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간의 서울시장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30일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퇴임 첫 날 밤을 맞았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이임식을 마친 뒤 참모진들과 저녁식사를 한 후 종로구 가회동 한옥보존지구인 북촌마을에 마련한 새 보금자리로 향했다. 

    시장이 되기 전에 살았던 강남의 자택을 놔두고 강북에 위치한 가회동 전세집으로 처음 퇴근한 이 전 시장은 집 앞 100m가량에서부터 1시간 이상 이 전 시장을 기다린 팬클럽 회원 200여명의 박수갈채와 꽃다발을 받으며 가장 화려한 퇴근길을 걸었다.

    '애플명사랑' 'MB와 우리' 'MB프렌즈' '이지모' 등 이 전 시장 팬클럽 회원 200여명은 이날 가회동 자택 앞에서 '이명박 시장님 서울시정 성공적 수행 MB팬클럽 연대 축하행사'를 열었다.

    각기 별개로 활동해온 모임들이 이 전 시장의 퇴임 축하를 위해 자발적으로 연대한 'MB팬클럽 연대'는 가회동 집 앞에서 2시간 가량 전부터 이 전 시장의 마지막 퇴근을 기다렸다. 8시 50분 경 집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만난 이 전 시장은 길 양측으로 길게 늘어선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집앞에 마련된 축사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지지자들은 이 전 시장에게 박수갈채와 함께 "수고하셨습니다" "사랑합니다" 등을 연호했다. 

    생각지 못한 화려한 퇴임길을 맞은 이 전 시장은 환하게 웃으며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힘을 얻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집앞에서 50분 가량 이뤄진 행사에서 이 전 시장은 지지자들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으며 기분좋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 전 시장은 팬클럽 회원들이 직접 만든 1460(365일*4년)개의 종이학과 무궁화 꽃 17송이가 달린 화분, 이 전 시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선물받았다. 선물을 전달한 뒤 팬클럽 대표로 축사를 낭독한 김혜린(19. 여)씨는 "부모님만큼이나 존경하는 시장님"이라며 이 전 시장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나타냈다.

    "이제 '하이 서울'이 아닌 '하이 코리아'를 보여달라"

    김씨는 "제가 사는 곳은 서울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도봉구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가장 교통이 나쁜 곳이었는데 어느 날 큰 길 가운데 빨간 버스 전용차로가 생겨 더 이상 우리 집은 교통이 나쁜 곳이 아니게 됐다"며 "140번 버스를 타고 중앙차로를 40분만 달리면 서초구에 사는 친구를 만날 수 있게 됐고 또 40분이면 멀리 노량진 학원을 다닐 수 있게 됐다. 정말 서울 어디든 다 쉽게 갈 수 있게 됐고 이런 편의를 누리면서 가족 친구 모두가 이명박 시장님의 팬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뿐만 아니다. 할머니께서 그렇게 보고 싶어하시던 청계천이 복원됐고 서울에서 나들이 할 수 있는 서울 숲이 탄생했고 겨울엔 시청 앞에서 스케이트도 탈 수 있게 됐다"며 "요즘 기말고사 기간인데 내일 시험을 앞두고 이곳까지 온 것은 미래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이 전 시장에 대한 지지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이 나라를 떠나야지라고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그런 하이 코리아를 보고싶었기 때문이고 이젠 시장님께서 하이 서울이 아닌 하이 코리아를 보여주세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라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명박 "우리가 가는 길 험난하지만 나와 함께 용기를 갖고 도전하고 성취하자"

    이 전 시장도 곧바로 답사를 건넸다. 그는 "오늘 저녁 가회동에 새로운 둥지를 열었고 이곳에서 15대 국회의원을 했었는데 이렇게 환영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앞으로 갈 길은 멀다. 우리는 앞으로 가되 올바른 길을 가야한다"며 "우리가 가는 길이 험난할 수도 장애가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는 올바르고 진실하기 때문에 마음을 합치면 장애를 극복하고 목적지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적지는 이 땅에서 모든 국민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고 우리는 서로 존경하고 서로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이웃에 관심을 갖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우리 사회는 안타깝게도 갈등하고 갈기갈기 찢어져 서로 싸우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싸우는 동안 세계는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나와 함께 용기를 갖고 도전하고 성취하자"고 말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이명박"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명박 "내가 이렇게 늠름하고 잘생긴 지 몰랐다"
    이 전 시장 부인 "잘생기지 못한 이명박씨 사랑해 줘 감사하다"

    이 전 시장은 팬클럽으로부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선물받자 "내가 이렇게 늠름하고 잘생긴지 몰랐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고 이에 한 지지자는 "가까이서 보니까 더 잘생기셨어요"라며 이 전 시장을 치켜세웠다.  

    그러자 이 전 시장의 부인인 김윤옥씨는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잘생기지 못한 이명박씨를 사랑해줘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팬클럽 회원들은 이 전 시장이 평소 가장 좋아한다는 노사연씨의 '만남'이란 노래를 합창하며 축하행사를 마무리했다. 노래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박수갈채를 보냈고 "사랑해요 이명박"을 연호했다.

    이 전 시장은 축하행사가 끝난 뒤 다시 집앞에 모인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한 지지자가 집안으로 들어서는 이 전 시장을 향해 "내년에 가회동에서 대통령 나올 것"이라고 말하자 주변에 있던 지지자들 모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의 인기비결을 묻자 "비정치적이고 시대에 올바른 길을 걷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많은 경험을 이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내주 고향인 포항으로 내려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7월 중순 3박4일 일정으로 '농촌활동'을 하는등 민생체험을 계획하고 있다. 8~9월엔 국가발전전략에 필요한 정책 아젠다 마련을 위한 해외방문도 계획하고 있다. 독일 네델란드 스위스 프랑스 인도 등의 방문을 계획중인 이 전 시장은 구상중인 정책테마와 관련된 해외일정으로 본격적인 대선공약을 준비할 예정이다. 대선캠프는 내년 초 여의도에 마련할 계획이며 그 전까지는 각 분야의 정책 아젠다를 만드는 작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다음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종로구 가회동 전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