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에서 여성대통령이 못 나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27일 언론사 경제부장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의 예를 들며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에서 한발짝 물러선 발언이다.

    이 시장은 29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 대통령이 여성이 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국민이 선택할 문제"라며 "세계적으로 여성의 파워가 정치분야에서도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물론 긴 역사가 필요하겠지만 한국이라고 해서 여성지도자가 못 나온다고 단정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또 '한국의 경우 여성지도자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있다'는 지적에는 "남북이 분단돼 있고 국군통수권 문제도 있어서 그런 얘기들을 하긴 하지만, 이제 한국에 여성의 파워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여성지도자 탄생이) 그걸 절대 불가하다든가 결정적으로 이르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아주 어려울 때 당을 잘 이끌어왔으며 몇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보여준 그 지도력은 이 시점에 훌륭한 정치 지도자를 할 사람"이라며 ""상당히 정치력이 있는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7월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와 관련, 이 시장은 "개혁성향을 가진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시장은 "여당이 헌법 개정 등 여러 가지 공세를 해오는데, 한나라당이 협조할 것은 하고 철저히 따질 것은 따지는 야성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며 "'5공잔재다' '영남당이다'는 등 국민의 비판적, 부정적 이미지를 이번에 당 대표를 뽑으면서 벗어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의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발언에 크게 반발했던 박사모는 이날 "이명박님의 용기있는 인식전환에 박수를 보낸다"며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