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먹고 돌팔매질 당해도 할말은 하고 나가겠다”

    KBS에서 30년 넘게 몸담은 강동순 KBS 감사가 다음달 퇴임을 앞두고 KBS와 이를 둘러싼 역대 정권과의 관계를 비판한 책 ‘KBS와 권력’의 출판기념회가 28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강 감사는 정연주 사장이 임명된이후 KBS의 노무현 정권과의 밀착을 강력히 비판해왔다.


    강 감사는 이날 “국민의 방송이라고 일컬어지는 KBS가 최근 과연 그러한 방송인가를 생각해 보면 아니다는 생각이 앞선다”며 “KBS가 과거에는 몰라도 현재는 제대로 잘 가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 잡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처음부터 책을 둘러싼 소송, 실랑이 등을 각오 하고 썼다”고 책을 출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강 감사는 “생각이 다르다고 나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사회가 또는 미디어 강자가 ‘이것이 대세다’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따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두고 지식인들이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 못하는 그런 역할과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정석 대한언론인회 전 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강 감사의 이번 출간이 누워서 침 뱉기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그는 어디까지나 KBS 발전을 위해 정성 어린 마음을 담아서 쓴 것”이라며 정연주 사장을 염두 한 듯 “KBS사장이 곧 교체되는데 KBS 사장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꼭 읽어 봐야 한다. 일본 NHK가 실패한 공영방송으로 낙인 찍혔는데 KBS가 이렇게 되지 않기 위해 확고한 신념을 가진 사람을 다음 사장으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건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이정석 전 대한언론인회 회장, 봉두완 천주교한민족돕기회장, 황규환 원음방송 회장, 박세일 서울대 교수, 최종률 한국 ABC협회 회장,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 최창봉 전 MBC 사장 등 3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전국언론인노동조합과 방송위원회노동조합 조합원 50여명은 행사장 주변에서 강 감사의 방송위원 임명반대를 주장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 중 일부는 ‘자기가 평생 먹었던 물이 더럽다고 비판하고 이제 와서 버리느냐’, ‘방송위원 하지 말라’ 등 강력하게 항의해 강 감사 측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 감사는 “나도 예전에 노조 해봐서 이들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예의만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