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의 적극적 지지층으로 대변되는 기간당원의 이탈 가속화 조짐이 일고 있다. 여권의 ‘전위부대’로 평가받고 있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노빠(노무현 추종자)’ 등의 외곽지원조직도 최근 급속한 와해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기간당원 이탈 가속화와 맞물려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의 당 위기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집토끼’의 이탈로 이어지면서 사상누각으로 비쳐지고 있는 형국이다.

    매월 2000원 이상의 당비를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연수를 받은 당원에게만 부여되는 기간당원은 작년 8월말 50만여명을 기록하며 정점에 섰다가 최근에는 25만여명으로 축소되는 등 절반 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5·31 지방선거를 겨냥한 각 후보 진영의 무리한 ‘당원동원’의 측면이 반영돼 있다 하더라도, 급격한 감소는 당 지지기반의 와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 안팎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열린당 중앙당의 한 관계자는 2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작년 8월말을 기점으로 최고 45만~50만여명에 달했던 기간당원의 숫자가 최근에는 줄었다”면서 “기간당원이 줄었다는 것은 당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간당원이 대폭 줄었다는 것은 당 상황에서도) 좋은 의미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때 가장 많은 15만여명의 기간당원을 확보하고 있었던 열린당 전북도당의 한 관계자도 “작년 8월말을 전후해 최고의 수치였는데 최근에는 급속히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으며, 서울시당 관계자도 “10만여명에 이르던 기간당원의 숫자가 최근 많이 빠졌다”면서 “충성스런 당원들이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기간당원의 많고 적음의 수적 의미보다는 앞으로의 운영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열린당의 기간당원이 ‘상향식 민주주의’를 내세운 당의 트레이드마크였다는 점에서 이들의 이탈 가속화 조짐은 열린당의 기반 위치마저 흔들리게 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기간당원 이탈 조짐이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에서 일고 있는 기간당원제도 손질 움직임과도 맞물리면서도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간 열린당과 참여정부의 전위부대로 평가받아 왔던 노사모 등의 조직들도 최근에는 급속한 와해 양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사모는 최근 지방선거 참패 이후 조직의 향후 운영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정기총회를 열었으나, 예년의 1000여명이 몰리던 것돠는 달리 이번에는 200명 정도가 참석하는 수준에 그쳤다. 지방선거 참패 당사자로 ‘친노(親盧) 조직’ 등이 지목되면서 위상 변화에 따른 여파로도 풀이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열린당과 현 정부에 대한 외곽지원조직의 와해 신호탄으로 보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노빠웹진 ‘서프라이즈(이하 서프)’의 객원필진인 황모씨(닉네임 산맥처럼)가 7·26 재보궐 선거 출마를 위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허준영 전 경찰청장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돼 ‘노빠’ 내부에서 격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극렬 친노사이트인 ‘데일리서프라이즈’의 배삼준(54) 대표도 지난 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를 맹목적으로 찬양만 하는 언론은 문을 닫아야한다"며 사이트 대표직을 그만둔다고 밝혔다. 당시 배 대표는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잘못된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항거인데도 노 대통령은 선거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청와대는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이제 고집을 그만 접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 열린당 홈페이지에 당원게시판에도 탈당을 고민하는 당원들의 목소리가 늘고 있는 추세다. 한 당원은 “기간당원이 된 것은 당내 의사결정에 한표라도 행사하고 싶어서였는데, 열린당에 처음부터 계속 실망하고 있다”면서 “기간당원이라는 게 굉장히 고민된다”고 말했다. 기간당원제도 손질을 해야한다는 분위기여서 향후 논의 여하에 따라서는 기간당원의 이탈 조짐이 본격화될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