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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패한 원인은 '중도선점'에 실패했기 때문"
한나라당의 대선패배 원인이 중도계층의 지지 확보 실패에 있으며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선 '중도 선점'이 최우선 과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론조사 등 각종 데이터 통계를 분석해 선거결과에 대한 원인과 전망을 내놓으며 많은 토론회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지난 두 번의 대선결과를 이 같이 분석하고 07년 대선에서 중도계층을 선점하는 정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주장을 내놨다.김 교수는 23일 한나라당내 비주류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가 '승리의 리더십과 7·11 전당대회'란 주제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논리를 펼쳤다. 김 교수는 "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중도계층에서 39.7%의 지지를 받아 35.6%의 지지를 받은 이회창 후보에 앞섰고 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중도계층에서 54.3%의 지지를 받아 역시 41.5%의 지지를 받는 데 그친 이회창 후보를 압도하며 승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도 동일한 법칙이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 일간지의 정기이념조사 결과를 토대로 "02년 5월부터 06년 5월까지 주관적인 이념 성향을 '진보'라고 응답한 국민의 비율과 '보수'라고 답한 국민 비율은 각각 9.4%포인트와 7.6%포인트씩 하락한 반면 '중도'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4년사이에 17%포인트나 늘었다"며 "참여정부 출범이후 첨예한 이념 갈등속에서 오히려 일반국민의 중도쏠림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유는 기존 세대의 이념적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보면 중도가 가장 많이 비어있다"며 "중도를 선점할 포용적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도의 방향성이 진보와 일치하고 있는 만큼 진보가 가진 아젠다와 문제점을 보수 시각과 입장에서 해결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한 보수성 박근혜, 이념적 변화 필요'
그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차기 대권주자들 중 박근혜 전 대표의 이념성향이 가장 강한 보수성을 띠고 있다며 박 전 대표의 이념적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년3개월 동안 박 대표의 이념성향은 국가보안법과 사학법 투쟁을 거치면서 다른 대권후보들 보다 상당히 강한 보수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역대 선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한나라당이 대선을 앞두고 지방선거 또는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을 하면 아무리 몸조심을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수구보수흡인력'이 강화돼 중도에서 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중도를 흡수할 수 있는 한나라당의 개혁 프로그램을 선보여야 하고 이를 위해 7월에 꾸려질 새 지도부는 한나라당의 새로운 미래를 보여 줄 '미래위원회' 등을 구성해 한나라당이 집권했을 때 어떤 나라가 될지를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31 승리는 1.7%포인트가 만들어 낸 '지지착시 현상'"
김 교수는 또 이번 5·31지방선거 결과가 언론과 정치권의 분석처럼 한나라당의 압승이 아니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야누스적 승리'라고 불렀다. 그는 "한쪽 면에서 보면 한나라당의 사상 유례없는 압승이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한나라당의 승리는 일시적이고 불확실하며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 승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직후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6월2일)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여당의 참패원인이 '한나라당이 더 많은 신뢰를 주었기 때문'(9.5%)이란 응답보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해서'(44.0%)란 응답과 '열린우리당 내부 갈등과 무능때문'(38.9%)란 응답이 많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는 또 "한나라당의 광역의원 정당 비례대표 득표율을 보면 2002년과 비교해 볼 때 1.7%포인트 밖에 증가하지 않았고 결국 (이번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압승이)1.7%포인트 차이가 만들어 낸 '지지 착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수도권 압승한 한나라, 서울서 박근혜 지지율 오히려 고건에 뒤져
특히 김 교수는 대선승패는 수도권의 득표율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역설하며 지방선거 이후 조사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박 전 대표의 서울지역 지지도가 고건 전 국무총리에게 뒤지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직후 각종 언론매체에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수혜자라고 하는 박 전 대표의 지지도는 고 전 총리와 3%포인트 내외의 차이를 보이며 2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엄청난 사건으로 정상적이라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30%이상의 지지율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선은 수도권에서 결정난다"며 "이번에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압승 했지만 한나라당이 가장 강세를 보였던 서울지역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19.5%로 고 전 총리(28.8%)에 비해 약 10%포인트나 뒤지고 있다"며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은 서울지역에서 57.2%의 지지를 얻으며 지난 02년 보다 5.4%포인트 상승했지만 서울지역에서 박 전 대표(19.5%)와 이명박 서울시장(25.1%)의 지지도를 합쳐도 44.6%에 불과하다"며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