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원(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의 대공수사국장과 제1차장을 지내며 한나라당내 대표적인 정보통으로 불리는 정형근 의원이 자신이 몸담고 있던 국정원을 향해 '무능'이란 단어까지 사용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정 의원은 정보능력 만큼은 뛰어나다고 주장한 국정원을 향해 많은 예산과 인력을 갖고 있지만 정보능력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국정원의 개혁필요성도 언급했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아침 열리는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하는 정 의원은 취재진에 오픈하는 공개회의에선 좀처럼 말문을 열지 않는다. 그런 정 의원이 22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내가 한마디하겠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국회 정보위원 소속이기도 한 정 의원은 "오랫동안 정보위원을 하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에 대해 우리 국정원이 그토록 많은 예산과 인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해명도 않고 대답도 하지 않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핵무기가 제조됐는지, 몇 개가 있는지, 수준은 어떤지 아직도 헤매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 모든 소스를 동원해 밝혀내야 하고 못 밝히면 미국 CIA국장처럼 책임을 지든지 해야 하는데 북한 미사일에 대해 인공위성인지 뭔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하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한국 국정원의 정보능력은 대단하다고 자랑했는데 그런 소스는 없고 미국이 주면 알고 안주면 모르고…. 앞으로 이런 국정원의 직무소홀과 무능력, 비효율에 대해 당 차원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국정원이 정보능력을 배가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정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당내 강경보수성향의 김기춘 여의도연구소장과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정 의원의 지적에 흡족해 하며 "매우 잘 지적했다"며 정 의원을 치켜세웠고 이에 정 의원은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거듭 국정원의 정보력 부재를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