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김부겸 낙선-2004년 원희룡 2위,김영선 3위-2006년에는?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당의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의원과 원외위원장 모임(이하 미래모임)'이 12일 독자 단일후보를 내기로 의견을 모으며 오는 7.11 최고위원 경선에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먼저 미래모임 내부에서 발생하는 계파간, 개인간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미래모임은 수요모임, 국가발전전략연구회, 푸른정책연구모임, 초지일관 등 4개 모임에 소속된 의원들이 뒤섞여 있다. 12일 발전연 대표를 맡고 있는 심재철 의원이 제일 먼저 "발전연 내 이재오 원내대표의 출마 준비 때문에 독자후보 논의에 동참하기는 곤란하다"며 이 모임을 떠났다.

    미래모임 대표간사를 맡고 있는 박형준 의원(수요모임 대표)은 "각 모임 소속 의원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모임의 대표성을 띠고 합류했다기 보다는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15일까지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의견 조율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심 의원의 이탈로 단일화 기대가 한풀 꺾인 것이 사실이다.

    2004년과 다른 선출방식, 7.11 전당대회에는 '인터넷 투표' 없다
    대선있던 2002년 최고위원 다시 출마…강재섭 강창희 등 중진 나서

    소장파에서 단일화를 이루더라도 원희룡 김영선 최고위원 등이 예상밖 돌풍을 일으켰던 2004년 7월 전당대회 때와는 환경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출방식에서도 당시는 1인 2표 연기명 대의원 투표(50%)에 여론조사 30%, 인터넷 투표 20%를 포함시켰지만, 이번 경선은 대의원 투표(1인 2표 연기명, 70%)에 여론조사(30%)만 더해진다. 실제 원 최고위원은 대의원 투표에서 이강두 최고위원(1399표)에 크게 뒤진 4위(937표)에 그쳤지만, 인터넷 투표에서 18.37%를 얻어 역전에 성공했다.

    또 박근혜 대표가 얼마나 많은 득표로 재선출되는 지가 관심일만큼 2004년 최고위원 경선은 박 대표의 독주가 이어졌으며, 이재오 홍준표 김문수 의원등 당시 비주류의 대표격이 '반박' 성향을 드러내며 출마를 하지 않았던 점도 소장파 바람이 일었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당시 박 대표는 무려 42.1%의 지지를 얻었지만 원 최고위원은 13%에 머무르고도 2위에 올랐다.

    따라서 이번 7.11 최고위원 경선은 과거 2002년 대선이 있던 해 치러진 전당대회와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인 3표 연기명 방식이었던 2002년 5월 경선에서는 서청원 강창희 김진재 강재섭 박희태 하순봉 의원 등 각 지역의 '대표성'을 띤 후보들이 연대와 견제를 거듭하면서 최고위원에 올랐다.

    반면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당시 공동대표 오세훈 이성헌)가 단일 후보로 추대했던 김부겸 의원은 17명의 후보 중 10위에 머물렀으며, 비주류였던 홍준표 의원은 14위에 그쳤었다. 김부겸 의원은 이부영 안영근 김영춘 의원 등과 함께 이듬해인 2003년 한나라당을 뛰쳐나가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했다.

    2002년 당시 최고위원에 선출됐던 대구경북권과 충청권을 각각 대표하는 5선의 강재섭 의원과 강창희 전 의원이 이번 경선에 다시 나서게 된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들은 개인적 정치적 친분도 두텁다. 소장파가 내세울 단일후보 앞에는 결속력이 높은 중진급 의원들과의 힘든 싸움도 준비되어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현재 당권경쟁에 나설 후보로는 수도권의 이규택 최고위원과 이재오 원내대표, 경남의 이방호 정책위의장이 출발선에 섰으며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했던 맹형규 전 의원은 출마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전여옥 의원도 여성당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