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정계개편의 핵으로 급부상한 ‘고건 신당’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고건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범여권을 아우르는 반(反)한나라당 세력이 집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고 전 총리가 한나라당의 정책기조와 다르지 않다”며 한나라당 ‘빅3’와의 경선 참여를 주장하는 등 고 전 총리에 대해 꾸준히 호의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은 고 전 총리를 한나라당에 합류시켜 2007년 대선이 ‘한나라당 vs 반(反)한나라당’의 대결 구도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3일 신당 창당의 전초 단계로 해석되는 고 전 총리의 중도실용주의개혁세력 연대기구 추진 계획에 대해 “사당(私黨)에 불과하고 거품정당으로 언제든지 쉽게 사라질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을 통해 “사람 중심의 인위적 정계개편이나 신당창당은 3김 정치의 부활로 역사의 후퇴”라며 “이념이나 노선에 관계없이 인기위주로 사람을 앞세운 신당은 사당에 불과하고 거품정당으로 언제든지 쉽게 사라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몇몇 정당에서 빠져 나오며 습관적으로 당적을 옮겨 다니는 기회주의 정치인들을 모아 정당을 만든다고 해서 국민이 호응할 리가 없다”며 “민주국가의 책임정당으로 평가받기도 힘들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어 “합리적 판단력과 탁월한 행정능력, 청백리의 표상을 일컬어질 만큼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 온 고건씨는 지금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면서 “고건 신당이라는 1인 보스 정당, 제왕 정당을 만들어 대통령 선거에 본인이 직접 나서기 보다는 급진좌파정권 교체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훨씬 존경받는 일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점차 사라져가는 지역정당, 사람중심의 정당이 고건 신당으로 인해 부활돼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비극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