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1지방선거를 통해 '박근혜 바람'의 위력이 재확인됐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과 퇴원 후 이틀 간의 대전·제주 지원유세는 크게 뒤지던 여론을 단숨에 뒤바꿔놨다. 이는 31일 투표가 끝나면서 각 방송사와 여론조사기관이 발표한 그동안의 조사추이에서 입증됐다. ·

    대전의 경우 선거 초반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에 25%포인트 가량 뒤지고 있었고 제주 역시 무소속 김태환 후보에 20%포인트 이상 뒤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대전과 제주 두 열세지역을 열흘만에 뒤집었다.

    가장 큰 원인은 '박 대표 피습사건'과 퇴원 직후 자택이 아닌 유세현장을 찾은 점이 꼽힌다. 두 지역 모두 박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여론이 크게 요동쳤다. 지난 23일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대전의 경우 열린당 염 후보와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의 격차는 12.3%포인트였다. 피습 전 25.1%포인트 격차에서 무려 13%포인트 가량을 좁힌 것이다.

    24일 한국리서치 조사의경우 '적극투표의향층'에선 한나라당 박 후보가 열린당 염 후보에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고 31일 투표 마감 직후 각 방송사의 예측조사 결과에선 박 후보가 근소한 차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역시 20%포인트 가량 차이나던 격차는 피습사건 이후 절반 가량이 줄었고 24일 한국리서치 조사에선 두 사람의 격차는 1.8%포인트로 오차범위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투표마감 후 일부 방송사의 예측조사 결과에선 0.2%포인트(KBS조사)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각 방송사의 예측조사 결과가 나오자 당 지도부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은 혀를 내둘렀다. 크게 뒤지던 대전과 제주가 막판 박 대표의 지원유세로 뒤집히자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여의도연구소장인 김기춘 의원은 "박 대표의 지원이 반전에 가장 큰 영향이 됐다"며 모든 공을 박 대표에게 돌렸다.

    당직자들 역시 '박근혜 바람'의 위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부 방송사 예측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에서 두 지역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직자들도 "와!"라며 탄성을 자아냈고 결과를 지켜보던 취재진들 역시 "역전시켰다"며 감탄사를 자아냈다. 한 당직자는 "피습 사건이 여론을 흔들어 놨다면 마지막 박 대표 유세와 '카퍼레이드'가 흔들린 여론을 실제 득표로 연결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직자도 "박 대표가 아니었으면 절대로 이런 결과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