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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칼들어와도 노조에 할말하는 독일 여총리

입력 2006-05-27 10:54 수정 2006-05-27 10:54

메르켈 독일 총리는 24일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노조연맹 총회에서 “새로운 경제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면서 노조가 요구한 시간당 7.5유로(약 9300원)의 최저임금 보장을 거부하고 노조 대표가 기업 이사회에 참여하는 노사공동결정제의 개혁을 촉구했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하루 전 귀국한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나날이 강화되는 국제경쟁에 대비해야 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최고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우리가 누려온 높은 삶의 질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가 노조 대표들 면전에서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고 노조에 기득권을 포기하라고 하자 회의장은 충격에 빠졌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작년 11월 메르켈 정부가 출범할 때만 해도 좌우 정치세력 간 대연정이라는 한계 때문에 정책기조가 표류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연정 파트너인 좌파 사민당의 부유세 신설 요구를 거부하는 등 시장경제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왔다.

메르켈 총리 취임 2개월 만인 올 초부터 5개월간 체감경기를 알리는 기업환경지수가 15년 만의 최고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의 병자’로 굴러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던 독일경제가 ‘유럽의 성장엔진’으로서 옛 명성을 되찾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살아나고 있다. 메르켈 총리 지지율은 이런 소신과 실적에 힘입어 취임 당시 30%대에서 80% 안팎으로 치솟았다.

이 정부가 2003년 9월 ‘대립적 노사관계’를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로 전환시킨다는 근사한 명분을 내걸고 제시했던 노사 로드맵은 2년 동안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조차 해보지 못한 채 걸려만 있다 정부로 되돌려 보내졌다. 정부는 정부대로 “다음달엔” “다음달엔” 해가며 몇 달째 뭉개고 있는 게 이 나라 실정이다. 그래서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하고 지켜야 할 소신을 지켜 나가는 메르켈 총리가 더 부럽고 돋보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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