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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21일 한나라당의 긴급 의원총회장에선 박 대표를 칭송하고 위로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박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한 상황과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결과 등에 대한 설명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는 박 대표에 대한 위로의 장이었다. 발언을 위해 마이크를 잡은 20여명의 의원들은 박 대표를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고 박 대표 피습사건이 단순한 정치테러가 아닌 '박근혜 살해기도'로 규정하며 현 정부에 대한 맹비난을 퍼부었다.
오후 2시 부터 3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의원총회에선 현 정권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배후세력에 대한 명백히 규명해야 하고 진상규명이 미흡할 때는 모든 책임을 현 정부가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순 정치테러 아닌 '박근혜 살해기도 정치테러'"
여의도 연구소장 김기춘 의원은 "선거기간 중 유세에서 직접 가격 당한 선례는 없었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히 선거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김 의원은 "살해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노무현 정권의 법질서가 무너졌고 노 정권의 치안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으로 국정실정의 적나라한 모습이 밝혀졌다"고 개탄했다. 그는 "행자부 장관과 경찰총장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배후가 없는 정치테러는 없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형오 의원도 "국민적 지탄을 받을 일"이라며 맹성토했다. 김 의원은 "3일 정도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정치테러 근절을 위한 규탄대회를 열어야 한다"며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선거운동을 중지하고 시도별로 규탄대회를 전개하자"고 주장했다. 특히 김 의원은 "박 대표 위로의 날을 정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심재철 의원은 "이번 사건은 미필적 고의가 아니라 고의"라며 "정치테러로 규정한다고 하는데 명칭을 '박근혜 대표 살해기도 정치테러'라고 정하자"고 주장했고 이진구 의원은 "숙달되고 훈련된 사람이 아니면 그렇게 하지 못한다"며 "조금만 정조준 했으면 박 대표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여옥 "탄핵 얘기하며 정치적 악용 얘기할 때인가. 부끄럽다"
"1년 반 뒤엔 어떤 일이 일어나겠나, 내 목에 칼이 들어올지 나도 무섭다"
전여옥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줘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개탄하며 소속 의원들에 대한 서운함을 쏟아냈다. 전 의원은 "박 대표가 집에서 있다가 당한 것도 아니고 공적인 선거유세에서 피습을 당하셨는데 탄핵얘기를 하면서 정치적 악용이란 얘기를 할 수 있느냐. 매우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우리는 사학법도 못 막았고 사학법 재개정도 실패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숫자가 모자라서 였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정치적 악용을 경계해야 한다는말이 나오는데 그게 정당이 할 일이냐"고 주장한 뒤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1년 반 뒤에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 노사모 대표인 노혜경씨는 홈페이지에 '박 대표가 경동맥을 잘린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대표가 죽을 뻔했다. 대표가 칼부림을 당했는데 무슨 약점을 생각하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하루 이틀이라도 전국적으로 규탄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제안한 뒤 "나도 무섭다. 어느 날 내 목에 칼이 들어올 지 누가 아느냐"고 소리쳤다.
3시간이 넘게 진행된 의원총회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제1야당 대표이며 유력한 차기대선후보를 겨냥한 계획적인 정치테러"라며 "단순한 정치적 사건이 아니다"고 주장한 뒤 "한나라당 대표이며 차기에 유력한 대권후보가 테러를 당한 것으로 이번 사건의 최종책임은 노무현 대통령이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치적으로 오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부
그러나 박 대표는 소속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에 자제를 촉구했다.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회복 중인 박 대표는 유정복 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정치적으로 오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병실에 대기중인 유 비서실장을 통해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있는 소속 의원들에게 "(당이)오전 회의에서 밝힌 지침을 잘 봤다" "선거를 차질 없이 치렀으면 좋겠다" "정치적으로 오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세가지를 당부했다고 이계진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박 대표는 세가지 당부 가운데 선거를 차질 없이 치러야 한다는 점과 정치적으로 오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은 "박 대표의 당부는 계획된 대로 차질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는 지시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박 대표의 이 같은 지침과 별로도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박 대표 피습사건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국회본청 앞 계단에서 규탄사를 낭독한 뒤 소속 의원들을 3개 조로 나눠 국무총리실과 검찰총장실, 경찰청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의원들은 항의 방문 뒤 박 대표가 입원 중인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갔다 와서 예정된 선거유세를 펼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