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이 경선을 닷새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이명박 서울시장의 마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맹형규 오세훈 홍준표 세 후보는 20일 저녁 케이블TV 주최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 시장의 단점을 꼽아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결같이 "단점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세 후보 모두 이날 토론회를 통해 차기 서울시장은 이 시장의 업적을 승계하고 발전시켜야 함을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러자 사회를 본 경희대 김민전 교수는 "세 후보 모두 이명박 시장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하는데 혹시라도 이 시장이 취한 정책중 잘못된 게 있거나 만일 잘못된게 있다면 그 정책을 어떻게 바꿀지 답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약간의 온도차가 있었지만 세 후보 모두 이 시장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 답변하게 된 맹형규 후보는 사회자의 돌발질문에 "갑자기 떠오르는게 별로 없다.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시스템 개혁 뉴타운 등을 이 시장의 업적으로 꼽을 수 있는데 크게 결점을 잡을 게 별로 없다"고 답했다.

    특히 맹 후보는 "청계천 복원은 수도이전 문제로 좌절해 있던 서울시에 준 일대기적 사건이었다"고 이 시장을 칭송한 뒤 피부로 다가오진 않지만 이 시장이 서울시 부채를 2조원으로 줄인 것은 대단한 업적이고 그런 희망의 불씨를 불꽃으로 승화시키겠다"며 이 시장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맹 후보는 이 시장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세 후보 중 이 시장의 업적 중 단점을 꼽은 사람은 맹 후보 뿐이었다. 그는 "아쉬운 점은 청계천 복원을 위해 민원을 해결하고 주차단속 등 굳은일을 도맡아 해온 서울시 공무원들의 노고가 가려지는 느낌이라 아쉽다"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도 이 시장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오 후보는 "굳이 단점을 짚으라니 당황스럽다"며 "어느 시장이든 시대적 소명이 있다"며 "70년대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그 시대에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답한 뒤 "조순 고건 이명박 시장 모두 시대에 필요한 일을 완수한 시장들"이라며 이 시장 뿐 아니라 역대 서울시장의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오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의 문화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에서 문화도시 10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대부분이 하드웨어적 공약"이라며 "이런 하드웨어적 공약에 초저녁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등 소프트웨어적인 것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추진하려는)문화정책도 (이 시장이 추진해놓은)하드웨어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없다"며 "하드웨어 정책은 그대로 가고 후임 시장은 이에 소프트웨어를 더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 뒤 "현 이 시장은 지금 필요한 일을 했다"며 이 시장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세 후보의 이명박 칭송은 홍준표 후보를 통해 절정에 달했다.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이 시장이 자신을 우회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타 후보에 비해 이 시장과의 친분을 강조해온 홍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도 자신이 이 시장의 업적을 가장 잘 승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임을 역설했다.

    특히 앞서 발언한 오 후보가 이 시장 뿐 아니라 조순 고건 전 시장의 업적까지 높게 평가한 반면 홍 후보는 조순 고건 두 전 시장보다 이 시장이 훨씬 더 뛰어남을 주장하며 오 후보와 차별화했다.

    홍 후보는 "고건 조순시장 때에는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현상유지 행정을 했다"며 두 전 시장의 업적을 낮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 시장 때 와서는 청계천이 생기고 서울 숲공원이 생기고 뉴타운 등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다"며 거듭 이 시장을 칭송한 뒤 "이 시장의 정책을 받아들여 법제가 미비해 이 시장이 하고싶어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실시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오 후보의 '이미지 정치'를 비판했고 맹 후보도 열린우리당 강금실 예비후보의 이미지 정치를 꼬집으며 오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침체된 분위기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저 오세훈이고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기회조차 없다"고 말하며 자신의 본선경쟁력이 가장 뛰어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