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은 전략과 전술에 탁월한 하이테크를 소유한 정당이라고 생각된다. 선거에 이기기 위한 대 야당 공세가 파상적이며 선출직 후보자 영입에 있어서도 무리수를 띠고 예상 외의 인물들을 영입하곤 한다. 과연 열린당은 전략 전술에 능한 정당이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날 정도다. 선거 때만 되면 과민한 모습들이 이곳저곳에서 보이기도 한다. 요즘 보이는 정동영 당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의 행보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도대체 열린당의 투톱인 정 의장과 김 원내대표가 보이는 모습은 진중한 맛이 없다. 언제쯤이나 나라를 사랑하는 '선량(善良)한' 애국 선량(選良)들이 국민들 앞에 나타나 신뢰를 독차지할 수 있는 시간이 올지 참으로 요원하기만 한 것인가.

    언제쯤이나 선량(善良)한 선량(選良)들이 나타날까

    정동영씨는 당의장이 되자마자 실업고등학교를 방문하여 특강하는 자리에서 실업고 학생들을 못사는 집 아이나 공부 못하는 아이들로 치부하여 말썽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국민의 귀한 자녀들을 공부를 못하니 잘하니, 잘사니 못사니 하면서 오히려 실업고 학생들과 가족들을 폄훼하는 인상을 준 것은 그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상처가 될 것이다. 아무리 선거가 우선이라 하지만 학생들까지 편을 갈라서 양극화를 부추기는 정씨의 의도는 참으로 걱정스러운 사안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 진중한 맛이 없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실업고 학생들 앞에서 “이대로 가면 옛날 귀족계급이 생기고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는 다분히 선거전략적이고 선동적인 말을 무책임하게 어린 새싹들에게 늘어놓았다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이말 뜻은 계급투쟁을 상정(想定)하고 은근히 양극화를 자극시키는 어투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김씨는 실업고등학교를 나온 노무현 변호사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김 원내대표는 몇 일전 한나라당을 겨냥하여 “한나라당의 대단히 중요한 인사에 대한 비리가 확인됐다”고 예고 폭로하고 “내주에 발표하게 되면 국민들이 경악할 만한 사안”이라고 언론에 깜짝 발언을 쏟아낸 적이 있다. 팩트(Fact)에 의존하지 않고 폭로 예고편을 언론에 대서특필케 한 김 원내대표의 경악스러운 야당공격은 선거를 의식한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었을 것이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5·31지방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열린당으로서 얼마나 급했으면 집권당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폭로 예고편까지 내보내야 속이 시원했을까.

    서울시장, 경기지사는 고도의 정치력과 행정능력을 겸비해야하는 자리

    서울시장과 경기지사는 고도의 정치력과 행정능력을 겸비하여야 하는 중요한 지방자치단체장이다. 열린당은 여태까지 잘 살고 있던 강금실씨를 지방선거 말이 나오자마자 영입한다고 온통 부산을 떨었으나, 강씨는 언론에 출마하겠다, 안 하겠다의 응답을 결코 하지 않았었다. 한참 뒤에야 강씨가 서울시장에 나온다고 언론에 오르내렸다. 그러더니 지난 4월 드디어 강씨를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했다고 열린당은 전했다.

    이 일련의 영입하는 과정들이 이벤트성이자, 다분히 퍼포먼스적인 성격이 엿보인다. 선거는 결코 이벤트성이거나 퍼포먼스를 내보이는 행사가 아니다. 뉴스의 초점은 온통 열린당의 서울시장 후보와 경기지사 후보에 집중 조명되고 있다. 과연 열린당이 강씨와 진대제씨를 후보로 내세웠다하여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선거에 승리할 수 있을지는 상당한 의문이다. 여태까지 여론조사는 강씨가 단연 서울시장 후보로써 오랫동안 1위였지만 그 여론조사를 100% 믿을 수 있는 근거 또한 전혀 없다. 일부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작과 통계의 조작성을 내포하고 있는 거품일 수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니 말이다. 어느 여론조사가 맞는 것인지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선거는 결코 퍼포먼스나 이벤트 행사가 아니다.

    경기지사 후보만 해도 그렇다.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옮겨가더니 졸지에 경기도지사 후보가 되었다. 진씨는 국적을 포기한 만 28세 된 아들이 다시 국적을 회복하여 군에 가기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하여 “가슴을 저미는 고통을 느낀다”고 까지 표현했다 한다. 장녀도 미국국적을 취득했음에도 한국국적 상실로 이어지는 취득신고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가 진씨가 정통부 장관직에 오른 2003년 4월에야 미국국적 취득신고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는 진 씨의 장녀가 부친의 경기지사 출마와 때를 맞춰 한국 국적회복 신청을 한 것으로 언론은 전한다.

    꼭 장녀의 국적회복 신청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었는지 도저히 보통 사람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 있는 그대로 경기지사에 입후보하여 도민의 심판을 받으면 될 것이 아닌가. 왜 그렇게 어려운 절차를 밟아야 하나.

    선출직 공직자 입후보하기 위해 자녀 국적까지 회복시켜야 하나?

    본인이 경기지사에 나가면 당당하게 나갈 것이지 자녀들의 국적이나 병역 운운하면서 부산을 떨어야 하는지 도대체가 권력이 무엇이기에 보는 국민들도 답답하기 짝이 없다. 당당하게 아들이 미국국적을 취득했다면 무엇이 걱정인가. 물론 국적이 두 개라면 그것은 절대 안 된다. 아들이 미국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면 미국시민으로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격려 고무시켜주는 것이 부모의 법도다. 그러나 한국국적도 갖고 있고, 미국국적도 갖고 있다면 이것은 분명히 이중국적자이다. 이중국적을 소유한 경우는 무엇인가 좀 찜찜하다.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미국국적을 취득했다면 무엇이 거리낄 것이 있었기에 그리도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으면서까지 아들을 군에 보내야 하는가. 아마도 국적이 두 개인 자녀들 때문에 좀 껄끄러웠을 것 같다고 언론은 표현한다. 선출직 경기지사에 입후보하기 위하여 자녀들의 운명까지 바꿔놓는다면 아버지로서 좀 비정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 경기지사가 되기 위해 아들을 군에 보내야 하고, 딸의 국적을 회복해야 하는 진씨의 심정은 참으로 복잡다단할 것 같다.

    자녀들 때문에 도민들의 표를 얻기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면 입후보를 하지 않으면 될 것이지 그렇게까지 하면서 경기도지사에 입후보를 해야 하는 진씨의 마음을 애국심이라고 표현해야 할지, 아니면 권력을 향한 끝없는 ‘욕망의 열차’라고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선출직 입후보자는 매사 당당해야하지 않을까

    선출직 경기지사를 꼭해야 되겠다는 것은 아마도 차차기를 염두에 둔 거대한 마스터플랜이 있는 것도 같지만 인생지사 꼭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닐진대 순리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장관 시절에는 장남 국적 회복을 검토도 하지 않았다가 출마가 거론되면서 유권자의 심판이 눈앞에 다가오니 급하게 아들, 딸의 국적을 바꾸는 행동을 한 것은 득표에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선거철이 되니 정치인들의 수준 낮은 본색들이 다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언제쯤이나 국민들 가슴에 와닫는 선량(善良)한 선량(選良)들이 나타날까. 지금 상태로는 희망상황일 뿐인 것 같다. 열린당의 투톱 지도부인 정동영씨와 김한길씨의 최근 언행동향을 보면서 저으기 국가의 앞날이 염려스러워지는 것은 나만의 과민 탓일까.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내용은 뉴데일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