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특별시장을 둘러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5·31서울시장 선거 최대 변수로 떠오른 박주선 전 의원에 대한 여권의 전방위적 공세가 이어지자 민주당과 박 전 의원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열린당은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박주선 카드’를 꺼내들자 호남표 이탈을 우려하며 “민주당내 교통정리용” “한나라당 돕는 일” 등 ‘박주선 깎아내리기’에 열중했다.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도 외곽에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씨는 공개편지를 통해 박 전 의원과 민주당을 향해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것이냐” “고약하게 망가질 것” 등 막말을 쏟아냈다.

    이 같은 여권의 공격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4일 “악의적인 왜곡을 중단하라”고 발끈했다. 이상열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열린당은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 한나라-민주 공조라고 이야기하는데 결국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따져보라”며 “민주개혁세력을 분열시키고 탈당한 열린당이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근본원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번 열린당이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제안했던 것이야말로 한나라당과의 공조 내지는 연합의 전형”이라며 “지금이라도 열린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독자후보로 승리할 자신이 없다면 서울시장 후보 내는 것을 포기하고 친정인 민주당으로 원대 복귀하라”고 비아냥댔다.

    박 전 의원도 이씨의 공개편지에 대한 답장 형식으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가 특정당의 전유물이냐. 정치적 ‘박주선 죽이기’ 신호탄이다”며 “열린당은 다른 당 후보의 출마여부를 갖고 시비할 것이 아니라 민심이 떠난 데 대한 자기반성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열린당이 오늘의 처지에 이르게 된 것은 민주개혁세력과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정운영에서 실정과 무능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며 “민심이반의 원인과 치유책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다른 당 후보에게 시비를 걸고 대립 구도를 조장하는 행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전매특허”라고 비꼬았다.

    그는 “왜 이렇게 매터도와 상대후보 흠집내기나 하려는 구태정치로 돌아가느냐”며 “이씨의 논리를 따른다면 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하느냐. 열린당이 민주당의 공천 통제권을 갖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전 의원은 이어 “한나라당은 여전히 특권과 기득권, 지역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구보수 집단이기에 집권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열린당의 무능과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한나라당의 유일한 존립기반으로 이씨가 그토록 미워하는 한나라당을 돕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현 집권세력”이라고 열린당과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이씨의 글에는 나를 모독하고 폄훼하려는 단어와 의도로 가득차 있다. 상대에 대한 예의에서 벗어난 대목도 적지 않다”며 “나는 특정 정치인의 한풀이 도구가 아니고 못 먹는 감 찔러 초나 치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서울시민을 모독하는 발언이 될 수 있다”고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