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주 기자, 자네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꼭 반년만이네. 자네와 내가 대학신문 기자로 인연을 맺은 지 약 40년을 목전에 두고 있네. 그동안 자네는 좌파의 선봉장으로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지닌 KBS사장이 되었고, 본인은 KBS의 좌편향 편파방송으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려고 발버둥 치며, 신음하며, 울분을 터트리는 하나의 야생초가 되어 먼 하늘 쳐다보며 대한민국과 태극기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쳐다보고 있어야만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네.

    자네가 이번 4월로 임기가 만료되어 그만두기를 간곡히 기다렸지만 자네의 탁월한 능력 때문에 다시 연임을 한다는 파다한 소문을 듣고 자다가 벌떡 일어나 간곡히 부탁을 하려고 떠올리기 싫은 글을 쓰려고 작정했네. '제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하여 KBS사장을 다시 연임은 하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읍소하고 싶은 심정이 바로 그것이네.

    이제 선거철이 되니 정연주 기자가 또 편파적 정치성을 나타내는 방송을 시작하려고 달려들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더군. 5월 31일 지방선거를 겨냥하여 '선거방송준칙'까지 바꿔가면서 지방선거에 입후보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띄우는 정치작전이 시작되었다는 말들이 무성하게 솟아오르고 있다네. 참으로 KBS답지 않은 불공정 방송이 선거철을 맞이하여 철새처럼 날개를 펴고 대한민국 지방선거를 강타할 폭풍을 몰고 온다면 이것은 엄청난 국가적 불행의 서곡이 될 것이네.

    벌써부터 정연주 KBS는 서울시장 여당후보로 강력하게 지목되고 있는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인터뷰하여 멋있는(?) 영상과 더불어 은근한 '띄우기(?) 작전'을 수행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말들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네. 자네는 잘 알고 있겠지. 역시 정연주 기자다운 고차원의 정치경영 감각과 뛰어난 지략이 드디어 진면목을 발휘하기 시작한 모양이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인터뷰를 했으면 이젠 당연히 야당의 서울시장후보로 거명되는 박진 의원, 맹형규 의원, 홍준표 의원 등 인사들도 동등한 인터뷰를 하여 공정성 확보를 하는 것이 KBS법도가 아니겠는가.

    KBS사장 임기도 다되어가는데 정연주 기자가 좀 이제는 KBS방송을 편파성에서 공정성으로 되돌려놓겠지 하고 최소한의 양심과 양식을 티끌처럼 행여 고대했던 자네에 대한 나의 마지막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야 말았네. 역시 정연주 기자는 '죽어도 고(Go) 정신'에 투철한 전례 없는 KBS사장임을 만천하에 선언한 셈이 되었다네. 이제부터는 여당후보가 될 인사들을 대거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게 되는 기회도 갖게 될지도 모르겠군!

    이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주부대상 시간대에 만약 KBS가 보도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내세워 교묘한 편집으로 정연주 기자의 KBS가 선호하는 후보자만을 방송에 내보낸다면 지방권력 쟁취를 선언한 모(某)씨의 목표에 커다란 승리의 깃발을 꼽아주는 격이 되겠지. 결국 정연주 기자는 지방권력 쟁취를 부르짖는 곳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게 될 것이고 지방권력쟁취에 일등공신이 될 가능성도 엿보일 수 있다고 내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펴보고 있네.

    정연주의 KBS는 탄핵방송 때 이미 한국언론학회로부터 '파괴적인 극단적 편향성'을 나타냈다고 비판적 평가를 받은 적이 바로 엊그제인 것 같은데… 천하제일의 정연주 기자의 KBS 입장에서야 누가 무섭겠으며, 한국언론학회 정도의 순수학문단체에 눈이라도 깜짝하겠는가. '죽어도 고(Go) 정신'에 투철한 정연주 기자가 KBS사장을 다시하려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한 번 지방선거까지 편향성으로 얼룩지게 할 징후가 이미 ‘시사투나잇’을 통하여 나타났다고 하니 이제는 정연주 기자 자네에게 두 손과 두 발을 번쩍 들을 수밖에 없게 되었네. 아마도 지금쯤 정연주 기자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겠지.

    정연주 기자의 운이 다할 때까지 KBS사장과 같은 거창한 자리에서 인생의 즐거움을 누리려고 노력하겠지. 그러나 KBS는 정연주의 KBS에 대하여 깊은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정연주 기자를 따르는 것으로 100% 믿어서는 안 될 것이네. KBS에는 고도로 양식이 있고 지적으로 성숙되어 있으며 대한민국 국가에 대하여 깊은 충성심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하여 심오한 의무감과 책임감을 지닌 진정한 KBS요원들이 엄청 많다는 사실도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이네.

    정연주 기자!
    대한민국이 자네 마음대로 대한민국 공영방송을 편파방송해도 되는 것인지 정말 화가 나서 못 견딜 지경인 것을 왜 그렇게 헤아리지 못하는 것일까. KBS 시청료를 강제로 납부해야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공정방송 못한다는 점에 대하여 미안하거나 부끄럽지도 않나?

    무명 인사였던 정연주 기자가 어느 날 보무도 당당하게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사장이 되고 난 날부터 지금까지 편파성 시비가 끝일 날이 없었고 정치행사가 있는 날이면 편파보도는 따 놓은 당상이고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이 고무줄처럼 우에서 좌 쪽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은 정연주 기자의 공이 크네.

    좌파의 속성이 그렇게도 국민들의 혈세로 이루어진 공영방송까지 집권당의 선거를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결과를 낳고 있는 편파방송을 해도 추호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도 못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인가?

    이제 자네는 이상한 팀제라는 것을 만들어 KBS의 아리따운 위계질서를 급성변화를 시켜 정연주 KBS의 특유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박진감(?)있게 좌편향 편파방송을 시도한지 어언 3년이 흘렀네. 대한민국이 태어난 이후 국민들에게 그토록 애써 쌓아올렸던 공든 탑과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던 KBS가 '정연주 KBS'로 변신되고 난 이후부터 과거의 KBS 성가는 어느새 사라져버리고 오늘날은 오직 권력과 사이비좌파만을 위한 편파방송의 상징처럼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며 이 얼마나 국민입장에서도 커다란 비극이며 이 얼마나 KBS로서도 엄청난 비운이 아니겠는가.

    자네도 잘 알고 있겠지. 결국 자네 '정연주 KBS'는 선량한 국민들과 야당을 격노케하였고 그 반대급부로 KBS사장 자리는 어느덧 '정권의 나팔수'라는 그렇게 썩 아름답지 못한 별명도 획득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일세.

    정연주 기자!
    그래도 '미워도 다시 한 번' 부탁해 보겠네.
    언론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공정보도'를 KBS가 앞장서주게.
    임기가 다되었으면 연임하려 하지 말고 깨끗이 털고 홀연히 퇴장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게.
    자네 과거의 나를 보았지 않는가?
    용기는 사나이의 가장 큰 매력이자 생명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나는 대학신문기자 시절 당시 편집국장 K 모교수의 '편집장과 전임기자 수용요청 교환제의'를 과감히 거부하고 자네를 대신 편집장으로 천거하고 자네를 위하여 깨끗하게 대학신문기자를 용기 있게 사퇴함과 동시에 산화한 적이 있지 않은가. 자네 그 엄연한 역사적 사실과 인간관계를 다시 한 번 기억에서 떠올리기를 바라네.

    지금은 대한민국 국가정체성의 위기이며 이 부분에 자네의 책임도 상당부분 있다는 사실을 느끼길 바라네. 지금부터라도 자유 민주 대한민국의 품에 안겨 태극기 휘날리며 국가발전 대열에 합류해 주길 진정으로 바라고 있네.

    정연주 기자, KBS를 국민에게 돌려주게.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