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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철학강의 하지말고 민생이나 챙겨라

입력 2006-02-27 09:01 수정 2006-02-27 14:55

조선일보 27일자에 실린 사설 '정치철학보다 민생에 관심 갖는 대통령 되길'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취임 3주년을 맞아 가진 간담회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니까 정책을 이해하고 추진하는 역량이 대단히 중요하더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 자체를 ‘큰 역사적 사건’으로 거론하며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국민참여 바람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게 내가 앞으로 지켜 나가야 할 역사적인 방향”이라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권력이나 특권이 일반 국민에게 퍼져나가는 과정이 역사의 발전이고 현 정부 출범의 의미도 그것”이라면서 “정치·경제·언론·지식 권력의 유착 고리를 해체하고 국민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게 나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과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선거가 너무 자주 있는 건 좋지 않다”며 “선거변수 때문에 국정 운영이 굉장히 흔들리게 된다”고 했다.

질문을 받지 않은 채 대통령이 47분 동안 자신이 생각하는 국가지도자관과 이 정권의 역사적 의미·소명·과제 등을 피력한 내용을 요약하면 위와 같지만 대통령 이야기에 동원된 용어·개념·논리 등은 웬만한 사람으로선 밑줄을 치며 읽어도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통령의 ‘정치철학 또는 역사철학 강의’라고 해야 할 내용이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에는 ‘신년 연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국민들을 상대로 ‘재정 강의’를 하기도 했고 작년에는 장시간 동안 ‘대연정론 강의’를 했던 적도 있다.

대통령이 일하고 남는 시간에 혼자서 자신의 정치철학을 가다듬고 수양하는 건 훌륭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자신의 생각을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의하고 주입교육시키려 드는 건 조금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런 정치철학이나 역사철학에 대한 고찰은 전문학자들에게 맡기고 대통령은 우선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도록 노력하는 게 정상이다. 어떻게 하면 국민으로 하여금 오늘이 어제보다 낫다고 느끼게 하고 내일은 오늘보다도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그 결과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좋은 교육을 시키고, 한국 경제가 어떻게 중국 등의 후발국 추격을 벗어나 제 위상을 지켜낼 것인가 하는 게 평범한 국민들의 일상 화제다.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을 ‘뻔한 타령이나 한다’고 타박하고 늘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는 데 호기심을 갖는 듯하지만 사실은 이런 뻔하고 간단한 문제가 국민들에겐 더욱 절실한 것이다.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하는 양극화 문제만 해도 세금 해법 말고는 국민에게 와닿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한미 FTA협상에 대해서만은 대통령이 남다른 의욕을 표시했으니 그 일에 정성을 기울여 성과를 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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