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이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놓고 대구광역시장 후보로 출마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14일자 영남일보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역의 모 여론조사기관이 대구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열린당과 한나라당 출마예상자들간의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벌이며 진 장관을 여당후보 중 하나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장 출마를 위한 수순이라는 비판 속에 입각했던 이재용 환경부 장관이 강력한 여권 후보로 지목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서울특별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로 자주 거론되던 진 장관을 여당에서 대구시장감으로 저울질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9일을 전후해 실시된 이 여론조사에는 열린당 후보로 진 장관과 이 장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을 포함시켰으며 한나라당 후보로는 이한구 서상기 의원을 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론조사는 진 장관과 이 의원, 서 의원간의 가상대결을 통한 지지도도 함께 조사했다.

    진 장관은 지난해 국정원의 휴대전화 도청파문 과정에서 국회위증 논란이 제기되면서 '말바꾸기'와 '거짓말 장관'이라는 비난과 함께 도덕성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어 야당으로부터 지방선거 출마가 사실상 어렵지않느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당으로서는 입장이 다르다. 중량감있는 진 장관의 '대구시장 카드'가 지역정가에서는 먹힐 수 있다는 것이 열린당의 계산이다. 경북중학교를 졸업한 진 장관이 대구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데다, 대구지역에서 '거부감이 없는' 삼성출신이라는 점도 '대구행'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또 이미 수도권에서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서울시장 후보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해찬 국무총리의 출마설까지 겹치고 있다. 경기지사에는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여당후보군 가운데 여러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지난 국정감사에서 위증 시비를 일으킨 진 장관의 자리가 여유롭지만은 않다.

    열린당 김태일 대구시당위원장은 14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제 힘들 일만 남았다"고 지역분위기를 전하며 "진 장관이 (대구시장후보로) 나왔으면 하는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 장관이 그렇게 결심해주면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당 일각에서 그런 희망사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보도에서처럼 중앙당에서 여론조사를 벌였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 장관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 최근 사의를 표했다는 일부 보도내용을 부인하면서 "아직까지 열린당으로부터 지자체 선거 출마 제의를 받은 바도 없으며, 지자체 선거 출마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