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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들어왔다고 안심마라. 이제부터 시작이다’
‘산상회담’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이끈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가 노무현 정권에 대한 공세의 칼을 갈고 있다. 사학법 장외투쟁을 통해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의 선두에 섰던 박근혜 대표의 바통을 이어 받은 만큼 원내에서 강도 높은 대여투쟁을 다짐하는 모습이다.
강성 대여투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이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국회 정상화 협상을 진행하며 보여줬던 유한 ‘협상가’의 모습에서 벗어나 ‘노 정권 총체적 실정’을 알리기 위한 작업을 단계적으로 밟아가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당선 초부터 ‘3대 권력형 비리 사건(윤상림게이트, 황우석 사건, 국정원불법도청사건)’ 실체 규명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대여공세 신호탄을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신임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서 쏘겠다는 계획으로 관련 상임위 소속 의원들에게 철저한 준비를 당부하고 있다. 그는 “인사청문회가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모든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이를 위해 3일 오후 인사청문회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직접 상황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이미 ‘노무현 정권 3대 권력형 부패사건 진상규명특별위원회’(위원장 안상수 의원)를 구성했고 산하 ‘윤상림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주성영 의원) ‘황우석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김석준 의원) ‘국정원도청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김재원 의원) 3개 소위는 활동을 시작했다. 강도 높은 대여투쟁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본격적인 대여투쟁에 앞서 이 원내대표는 이날 노무현 대통령에게 일종의 경고를 보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노 대통령에게 야당 원내대표로서 분명히 말한다”며 “노 대통령이 정당정치 깊숙이 개입하고 싶다면 탈당하겠다느니, 대통령 그만두겠다느니 하는 말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야당과의 정치는 여당이 하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집권여당인 열린당을 제치고 야당과 맞서 정치를 하겠다면 어려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본분을 지켜야 하지만 굳이 야당을 직접 상대해 정치를 하고 싶다면 아예 열린당을 제쳐 두고 한나라당과 정치를 하라”며 “아니면 집권여당을 인정한다면 집권여당을 통해 야당과 정치하라”고 충고했다. 대통령이든 집권여당이든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3대 권력형 비리 사건’을 대여공세의 호기로 보고 있는 이 원내대표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부·여당의 실정을 명확히 파헤쳐 국민들에게 알리고 5·31지방선거까지 이슈를 선점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