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을 보건복지부장관에 내정한 이유는 유 의원을 차세대 지도자 그룹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청와대 윤태영 연설기획비서관의 주장에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권출범이후 줄기차게 '당정분리'를 강조해온 노 대통령이 사안에 따라 자의적인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원칙이 결여된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네티즌들은 경제적 곤란과 사회적 갈등으로 국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 청와대가 여당의 지도자를 위해 나설 시기냐고 따졌다. 또 노 대통령에 의해 '차세대 지도자'로 거론된 유 의원에 대한 거부감은 더욱 강하게 나타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게시판에는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 정권이 차세대 운운할 때냐' '장관자리가 집권연장 시키기위한 훈련장이냐'는 등 청와대의 주장을 성토하는 글로 매워지고 있다.

    아이디가 'ac9721'인 네티즌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주장"이라며 "나라를 생각한다면 정상적인 검증을 거쳐 훌륭한 인재를 찾아라"고 일침을 가했다. 네티즌 'leewy1933'은 "장관 자리가 차세대 유망주를 데려다 훈련삼아 교육시켜도 되는자리냐"며 "그건 청와대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선택하고 인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네티즌 'bearsg'은 "정부가 정치하는 사람들 연수학원인가"라며 "입만 살아있는 정치인을 요람에 싸서 제 2의 노 정권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개탄했다. 또 'sang837'은 "어떻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 차세대 지도자라 칭하는가"라며 "윤 비서관의 글은 '넌센스'"라고 비난했다. 'iamayong' 역시 "자기자만에 빠진 노 대통령"이라며 "국왕이 왕세자를 뽑듯이 대통령이 지도자를 뽑아주나"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또 네티즌 'burdie'은 "노 대통령이 장관시켜서 키우면 차세대 지도자가 된다는 과대망상증에 걸린 정신병자들 같다"며 "오히려 노 대통령한테 찍혀서 물먹은 사람들이 더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밖에도 "장관자리가 무슨 정권연장 꿈을 키우는 유전공학 연구소냐('anysnow')" "레임덕이 걱정되는 대통령의 짜고치는 고스톱('ac9721')" 는 등 비난글은 만 하루도 지나지않아 1000여건을 넘어서고 있다. 또 "오래전 부터 경제를 준비했다고 말해봐라('munidee')" "저런 주장이 비서관 입에서 나올 내용이냐('anfungi')" 는 등 글을 올린 윤 비서관을 향해 짜증섞인 비난을 가하는 네티즌도 자주 눈에 띄었다.

    앞선 8일 윤 비서관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준비하는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유 의원의 복지부 장관 내정은 대통령이 오래전(2004년 정동영 김근태 전 장관을 입각시킬 당시)부터 예정하고 준비해온 사안 가운데 하나"라며 "당시 대통령은 당의 차세대 또는 차차세대를 이끌고 갈 지도자의 제목으로 정세균 천정배 유시민 의원 등을 주목하면서 장차 이들을 입각시켜 국정경험을 풍부하게 쌓도록 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