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의 못 말리는 ‘댓글 정치’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중에 댓글을 단 것이다.

    노 대통령은 12일 국정브리핑 정책뉴스에 게재된 ‘외환은행 매각은 은행 스스로 내릴 결정’이라는 금융감독위원회 박대동 국장의 기고문에 대해 “잘 보았습니다. 의혹이 해소되기를 바랍니다. 기사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했는지가 나와 있지 않아서 궁급합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박 국장은 이에 대해 13일 오후 2시 “금감위는 올해 국감에서 외환은행 매각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명했으며 이는 언론에 소상이 보도됐습니다”라면서 노 대통령의 댓글에 답글을 달았다. 박 국장은 이어 “그런데 최근 일부 방송이 ‘론스타 말만 믿고 외환은행 매각’이라고 보도한 데 이어 일부 국회의원들이 ‘외환은행 매각의혹’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습니다”면서 “이에 제가 오늘 출입기자단에게 이 사안을 재차 상세히 설명했으며 해당 방송사에 정정보도를 신청하였습니다”라고 소상히 답하며 노 대통령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 12일에도 국정브리핑에 실린 ‘과거 패러다임으로는 현실 문제 풀 수 없다’라는 제목의 '김신명숙'씨의 칼럼에 대해서도 “참 좋은 시각입니다. 감사합니다. 다만 정책으로 수용하자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요. 공론화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노 대통령은 지난 11월 부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에도 3개의 댓글을 올린 바 있다.

    노 대통령의 이런 댓글정치에 네티즌의 비난도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외국 정상과의 만남에 칼날같은 날카로움을 숨기고 부드럽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사전정보를 산더미처럼 알아도 모자란 판에 댓글이나 달고 있다니…”라며 “아무리 대통령도 인기로 먹고사는 정치인이라지만 뭔가 잘못됐다고 본다”고 한숨을 터뜨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컴퓨터 중독자처럼 허구헌날 댓글 달지 말고 엄동설하에 서민들 다 얼어 죽게 생겼다. 시간있으면 서민들 걱정 좀 해보슈”라고 했으며, ‘bobyoo'는 “대한민국 대통령 참 할일 없네. 그 시간이 민생이나 좀 돌보시지”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앞으로는 눈이 벌겋게 충혈된 대통령의 얼굴을 볼 날도 있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