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 개각을 앞두고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설이 나도는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이 고민에 빠졌다.

    내년 전당대회 등 본격적인 당권경쟁을 앞두고 자신의 입각이 자칫 당내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이 ‘맹주’로 있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 내부의 이상기류도 만만치 않다는 후문이다.

    유 의원이 신기남 의원의 ‘신진보연대’를 축으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내 재야파가 가세해 개최한 ‘민주개혁지도자회의’에 암묵적인 동조를 보낸 것으로 알려진 점이나 최근 강연회 등을 통해 분주하게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점도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 관계자는 유 의원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입각에 앞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당내 세(勢) 유지를 위해 '여러 군데 발 담그기'를 하는 수순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실제 당내에서는 내년 전당대회를 ‘김·유·신(김근태 유시민 신기남) vs 정동영’의 대결로 압축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아울러 유 의원이 강연회 등으로 부쩍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도 참정련 내 이상기류 조짐과 당내 입지 약화를 우려한 당내 지지자 및 자파 소속의 결속 다지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참정련은 최근 기간당원제 완화 내용이 담긴 당헌개정보고서가 공개됐을 때 일부 멤버들이 ‘창당 정신을 무시한 쿠테타적 발상’ 이라는 등의 의견을 제기했지만 조직적인 반발은 나오지 않았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참정련이 무력화 단계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도 나돌았다. 이런 분위기는 유 의원의 입각이 자칫 참정련의 무력화를 가속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당내 ‘범개혁세력’측의 한 관계자는 “참정련은 그간 유 의원을 구심점으로 당내 기반을 다져왔다. 유 의원의 입각은 참정련의 구심점 상실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곧 참정련의 당내 입지 약화로 이어질 게 뻔하다”면서 “이런 우려 때문에 유 의원이 입각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