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정부 비판하면 국민들이 술 마시면서 할 이야기가 없어져 안하고 있을 뿐이다”

    야당 대변인답지 않은 ‘햇볕논평’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이 28일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현 정권을 향해 쓴 소리를 쏟아내며 한 말이다.

    이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이례적으로’ “국민들에게 맨밥만 대접받는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비꼬며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 왔던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야당 대변인이 비판하지 않아도 국민들로부터 충분히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특유의 비유법을 써가며 정부․여당은 깎아 내리고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용맹하고 막강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제 만 일주일째 대변인 일을 하고 있는데 ‘왜 대통령을 공격하지 않는가’라고 묻는 분들이 있다”며 “사실 국민들이 (노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더 잘하고 있다. 퇴근 후에 국민들이 하는 일을 내가 하면 그 분들이 술 마시면서 할 이야기가 없어져 안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노 대통령에 대한 대접을 어떻게 하는지 보면 지난 쌀 관련 전시회장(2005 서울 쌀박람회 및 발효식품전)에 가서 맨밥만 먹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며 “반찬도 안 드려서 맨밥만 잡수셨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이 대변인은 반면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당의 진영이 삼국지의 인물과 비교할 수 있다”며 ‘막강 전열’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유비 같은 인물이고 최고위원들과 원내대표는 관우, 사무총장은 제갈량, 막강한 전문성을 가진 한나라당 의원들은 조자룡”이라며 “용맹하고 막강하다”고 칭찬했다. 그는 “장비는 전국에 포진하고 있는 책임당원들”이라며 “대변인이 대통령을 공격하지 않아도 한나라당은 전열을 갖춰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이해찬 국무총리의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 사법처리 사전조율 보도에 대해 “현 정부는 참여정부이지 참견정부가 아니지 않느냐”며 검찰이 정권 예속화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전에 보고를 받고, 국무총리가 조율에 나섰다는 것은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것은 정권이 검찰 독립을 훼손하는 것이 분명하고 검찰수사에 대해 개입한 것이고 결국 정권차원의 기획수사라는 의심이 사실인 것 같다”고 의혹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신임 정상명 검찰총장이 노 대통령의 고시 8회 동기임을 지적하며 “최근에 권력실세가 연루된 의혹사건들이 일반 상식으로 납득되지 않는 늑장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검찰의 정권 예속화를 사실상 의심하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불법 도청 수사는 처음부터 정략적인 기획수사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어느 날 갑자기 벼락수사를 했다가 청와대·총리실·여권수뇌부가 해명과 사과에 앞 다투어 줄을 서는가 하면 자신들이 필요한 선까지 소급입법까지 주장하는 것이 그 증거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와 이 총리는 검찰 수사개입 의혹에 대해 그 진의를 밝혀야 한다”며 “이 총리가 사법처리 조율 진실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변인은 또한 열린우리당이 박 대표의 진돗개 분양을 빗대 “이미지에만 집착하는 진돗개정당”이라고 비판하자 “진돗개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북한 우리 동족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좀 더 가져야 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