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자영업·소상공인 간담회… 4대 보험료, 카드 수수료 등 하소연 쏟아졌지만, 결국…
  •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초청해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올해 자영업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며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개선 방향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자영업·소상공인들이 현장의 어려움을 건의하고 해당 부처 장관들이 답변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이 여전히 어렵다"며 "최저임금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는 경영과 노동을 동시에 수행한다"며 "호칭은 사장님이지만 실상은 자기 고용 노동자에 해당하는 분이 많고, 중층과 하층 자영업자의 소득은 고용노동자보다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했던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사회보험료 등 지원 ▲카드수수료 대폭 인하 ▲임대료 인상 제한과 계약갱신청구기간 연장, 환산보증금 상향 등 상가임대차보호 강화 ▲경영자금 지원을 위한 6조 원 규모의 금융제공 등을 언급했다.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지자 자영업자들은 카드사 수수료 문제와 은행권 담보 연장, 금융결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보험 부담" "수수료 법제화" 불만 토로

    김성민 푸르네마트 대표(한국마트협회 회장)는 "카드수수료 인하에 있어 지금 카드사들이 사실 약속을 안 지키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며 "기존에는 (결재 금액이) 30억 이상일 경우엔 (수수료가) 1.9% 정도 됐는데, (최근에는) 카드사 (수수료)가 2%가 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카드수수료 협상권을 저희 자영업자들에게 부여할 수 있도록 법제화해 주시면 저희가 앞으로 좀 더 자영업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건의했다.

    이재광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회 회장(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은행권 같은 데서 담보 연장 같은 것을 잘 안 해준다는 내용이 저희들의 단체 메시지방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계속 장사를 해야만 은행 이자도 갚고, 많이 벌면 연금도 받을 수 있는데, 대출금 회수 내지는 중단이 들어오게 되면 (어렵다)"고 했다.

    이어 "저희들이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고 싶어도 4대보험 부담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한시적으로라도 자영업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2대보험만을 우선해서라도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로페이'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병기 김밥나라 대표(홍천중앙시장상인회 부회장)는 "제로페이, 상인들은 다 알고 있는데 소비자들은 많이 모르고 있다"며 "홍보 자체가 소비자 위주여야 하는데 상인들은 결제수수료 내린다고 홍보해 가지고 우리한테만 생색낸다는 그런 식으로 소비자들이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에게 편익이나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 측 답변자로 나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가맹점 협상권 부여 문제는 단체 소속 가맹점과 그렇지 않은 가맹점 사이의 공정성 문제가 있다. 영세 가맹점의 협상은 정부가 돕도록 하고 있다"며 "어려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관련 대출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부족한 상황이다. 기업은행이 1.4%의 낮은 대출상품(을) 운영 중이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 등이 하반기 중에 자영업자 특화 상품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중인데, 4대 보험 가입 조건이 어려울 수 있다. 사회보험료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있다"며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개편하면서 소상공인 입장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참여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제로페이가 소비자 (대상) 홍보가 부족한 이유는 가맹점이 많지 않기 때문인데, 가맹점 수(가) 일정 수준이 되면 3월부터 적극 홍보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 "그래도 최저임금 인상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간담회 마무리 발언으로 "정부가 노력을 많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다고 느끼고,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느낀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은 인상 속도라든지 인상금액 부분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결국은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 것"이라고 의지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