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참석 토론회서 "힘은 합해야 하지만… 아쉬운 건 '저쪽'"
  •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 참석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 참석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우파 성향 시민단체 주축 토론회에서 "아직까지도 제가 생각하는 헌법가치와 제대로 싸우는 정당을 찾지 못했다. 솔직히 가고싶은 정당이 없다"며 "상당히 안타까운 마음으로 정치권에 있으면서 한국당이 바뀌기를 바라는데 성에 안 차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속내를 밝혔다. 

    21일 이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자유민주국민연합 등 12개 우파 단체가 주최한 '자유진영 시국 대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스스로를 자유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그때도 자유주의자였다"면서 "보수가 몰락한 것은 보수 가치가 잘못돼서가 아니라 보수 세력의 언행일치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고,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신보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산업화 중심의 보수가 아니라, 진실로 자유를 위해 싸울 수 있고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자유와 창의가 넘쳐나는 그런 번영의 대한민국을 기대했다"며 "지금 보수는 공천과 같은 현실 정치공학적인 것에 너무 매몰돼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국민이 봤을 때 눈물나는 정치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영우·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도 패널로 참석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축사도 예정돼 있었으나 당 비상대책위원회 일정으로 불참했다. '신보수'를 주장하며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 의원이 사실상 자유한국당 '안방'에서 보수의 가치·미래는 물론 야권 통합의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토론회 직후 "우리(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가 단일대오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최근 행보가 '자유한국당 내 입지 다지기'가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그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토론회 직후 "자유한국당이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아쉬워도 내가 아쉬운 게 아니라 저쪽이 아쉬운 것"이라며 "내가 (자유한국당에) 왜 잘 보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으로 힘을 합해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며 "합쳐도 가치와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지, 가치에 대한 중심이 없으면서 손만 잡으면 통합해도 실패한다"고 강조했다.
  • ▲ 토론회 책자를 읽고 있는 이언주 의원(가장 오른쪽). ⓒ뉴데일리 이종현
    ▲ 토론회 책자를 읽고 있는 이언주 의원(가장 오른쪽). ⓒ뉴데일리 이종현
    이 의원과 자유한국당과의 '동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들어 점차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부산 동아대에서 '보수 혁명'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 등 한국당 관계자들이 참석해 축사했다.

    지난 8일 이 의원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KBS 수신료 거부 챌린지' 다음 주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의원이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이언주TV'에는 최근 김진태·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연속 출연했다. 이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보수 성향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발언도 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이 의원의 바른미래당 탈당은 물론 한국당 입당 가능성도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측근은 "자유한국당에서 러브콜이 꾸준히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비해 각자 의원의 발언이 주목 받을 수 있는 바른미래당에 당적을 두는 동시에, 한국당과의 연대 활동을 통해 '한국당 입지'가 아닌 '보수 세력 입지'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있는 바른미래당으로선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바른미래당은 민주 정당으로서 의원 개개인의 의사와 활동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이 의원 스스로 합당한 처신을 하도록 신경써주길 바라는 것 외에 현재로선 그 이상의 해석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다른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언주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결국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마땅히 갈 데가 있겠느냐"고 했다.